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바른앉기


몸을 반듯하게 펴자고 생각하면서 움직이면, 참말로 몸은 반듯반듯 움직입니다. 반듯앉기는 반듯마음을 따라서 피어납니다. 바른앉기는 온몸을 곧게 펴면서 팔다리를 마음껏 뻗으려고 나아가는 첫길이지 싶습니다. 어릴 적에 한가위나 설이면 작은아버지가 우리 집으로 찾아옵니다. 작은아버지 세 분은 바른앉기를 못 합니다. 무릎꿇기도 못 하시더군요. 몸이 뻣뻣하니까 못 할 텐데, 어느 결로 굳어버렸다는 뜻이요, 이처럼 딱딱한 틀을 풀어내려고 스스로 마음을 기울이지 않는 살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팔다리를 쓰고 손발을 놀리면서 흙을 만지거나 바람을 마시거나 볕을 쬐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반듯앉기가 수월합니다. 고요히 앉아서 쉬다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겠지요. 몸놀림이란 삶놀림이요, 사랑살림이자 숲살림하고 맞닿는다고 느껴요. 스스로 건사하는 대로 흐르고, 스스로 깃드는 곳에서 자라요. 높거나 낮은 자리를 따지면 고달프게 마련이고, 들거나 있을 숨결을 헤아리면서 이 한몸을 가꿉니다. 바치기보다는 바르게 가면 넉넉하고요. 노른자위나 큰모임만 쳐다보다가는 마음씨가 시들시들 흔들려요.


몸받이·온몸받이·한몸받이·몸바치기·온몸바치기·한몸바치기·몸놀림·온몸놀림·한몸놀림·몸맡김·온몸맡김·한몸맡김 ← 육탄공세(肉彈攻勢)


바른앉기·반듯앉기 ← 정좌(正坐)


고요앉기·조용앉기 ← 정좌(靜坐)


가지·갈래·쪽·-째·께·켠·판·곳·길·칸·터·틀·동아리·모임·마당·자락·자리·자위 ← 부(部)


붙다·딸리다·들다·들어가다·깃들다·되다·있다·건사하다·넣다·남다·몸바치다·온몸바치다·한몸바치다 ← 귀속(歸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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