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8.31. 목소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제주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두 가지가 사라집니다. 하나는 ‘교보북로그’입니다. 교보문고는 ‘교보북로그’를 닫는다고 불쑥 알리기만 할 뿐, 사람들한테 미리 묻거나 이야기를 듣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들 멋대로입니다.


둘은 ‘네이버책 본문검색’입니다. 네이버는 ‘책’을 그동안 그저 ‘책’ 갈래로 두었는데, 이제 ‘쇼핑’에 묶습니다. ‘네이버책’이 아닌 ‘네이버쇼핑’에 곁다리로 끼는 책이 된 셈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누리집을 열지 않을 적에는 덩치 큰 이들 입맛에 휘둘리기 좋습니다. 스스로 조촐히 누리집을 꾸리는 분이 무척 많았으나 이제 거의 시들었습니다. 머잖아 ‘네이버카페·네이버블로그’도 닫을 수 있으리라 여기는데, ‘다음까페’는 훨씬 일찍 닫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들은 늘 돈을 바라보는 터라, 돈에 휩쓸리는 사람들은 저절로 이리 덩실 저리 넘실 춤을 출밖에 없습니다. 한때 페이스북이 떴으나 지난날 프리챌처럼 곧 사라지겠다고 느껴요. 트위터도 싸이월드처럼 허울만 남을 만할 테고, 한창 뜨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비롯한 곳도 ‘돈이 되느냐’에 따라 쉽게 움직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누리집은 온갖 사람들 다 다른 목소리를 담아내는 길하고 동떨어집니다. 언제나 뒤에서 건드리는 검은손이 있고, 이들 검은손은 ‘가짜뉴스’를 걸러낸다는 이름을 앞세워 ‘검열’을 버젓이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눈감은 사람이라면 ‘민주주의’에 갇힙니다. ‘민주’란 한자말에서 ‘민(民)’이란 한자는 “눈이 찔려 앞을 볼 수 없는 종(노예)”을 가리킵니다. 한자 ‘민’은 함부로 쓸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스스로 종(노예)이라면 이런 말을 그냥 써도 될 테지만, 우리가 스스로 사람이라면 ‘민중·민초·인민·국민·시민·서민’ 같은 ‘민’을 넣은 모든 한자말이 힘꾼(권력자·지식인)이 사람들을 바보로 내몰려고 지어서 퍼뜨리는 이름인 줄 깨달을 노릇입니다.


저는 아직 네이버블로그·네이버카페·인스타그램·알라딘서재·예스24블로그 같은 데에 글을 남기지만, 이 모든 곳이 머잖아 다 사라질 수 있는 줄 느끼기에, 제가 가꾸는 글은 늘 제 품에 건사해 놓습니다. 나중에 짬을 제대로 내면 어떤 누리그물(포탈)에도 기대지 않고서 호젓하게 글마당을 꾸리려고 생각합니다.


다 다른 목소리가 다 다르게 어우러지도록 판을 깔지 않는 모든 글마당은 거짓잔치로 흐릅니다. 그대가 왼쪽이라면 오른쪽을 품을 노릇이요, 그대가 오른쪽이라면 왼쪽을 품을 노릇이며, 그대가 가운데라면 왼오른을 나란히 품을 노릇입니다. 사람은 왼발·오른발을 써서 걷습니다. 새는 왼날개·오른날개를 써서 납니다. 우리는 왼눈·오른눈을 나란히 뜨기에 제대로 보고, 왼귀·오른귀를 다 틔우기에 제대로 듣습니다. 한켠 목소리만 흐르는 곳은 이놈이건 저놈이건 모두 힘꾼이거나 힘꾼한테 빌붙는 허수아비나 꼭둑각시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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