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8.15.
오늘말. 닮아서 밉다
1994년에 ‘또이름’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영어 ‘id(아이디)’를 손질한 셈인데, 재미있다고 여겼어요. ‘또’라는 낱말을 이렇게 붙일 만하겠더군요. ‘또순이’처럼 또 순이를 낳았다는 뜻으로 얄궂게 붙이던 이름이 있습니다만, 바보스런 사내가 ‘또순이’라 놀린다면, 받침 ㄱ을 넣어 ‘똑순이’라고, 똑똑하게 또 태어난 싱그러운 숨빛이라고 받아주면 되어요. 모든 말에는 우리 마음을 담아요. 뭔가 닮아서 미워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웃을 미워하는 마음이란 남보다 스스로를 미워하는 속내를 비춥니다. 스스로 낮게 여기느라 그만 참빛에 고개를 돌리고 말아, 수수하기에 빛나는 숨결을 놓친달까요. 누구나 창피할 일도 자랑할 까닭도 없습니다. 그저 사랑으로 드러내면 됩니다. 햇볕이 스미어 빨래가 보송보송하듯, 스스로 따사로운 눈빛으로 마음을 다독이면서 여태까지 꺼리던 길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만해요. 자그맣게 붙이는 쪽이름이요, 더 붙이는 덧이름이요, 곁에 두고픈 곁이름이요, 따로 부르는 딴이름이요, 노래하는 새처럼 새롭게 붙이는 새이름입니다. 귀를 울리는 멧새 노랫가락을 들어 봐요. 새이름이란 더없이 환합니다.
ㅅㄴㄹ
비치다·비추다·담다·싣다·옮기다·얹다·놓다·넣다·가다·깃들다·스미다·받다·받아들이다·들어가다·나타나다·드러나다·보이다·보여주다 ← 반영
닮아서 밉다·닮아서 싫다·비슷해서 밉다·비슷해서 싫다·밉다·싫다·꺼리다·등돌리다·등지다·고개돌리다 ← 동족혐오(同族嫌惡)
곁이름·덧이름·쪽이름·두루이름·새이름·딴이름·따로 부르다·또이름·이름 ← 이명(異名)
귀울림 ← 이명(耳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