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장이
다나카 기요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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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8.11.

그림책시렁 1020


《깜장이》

 다나카 기요

 김숙 옮김

 북뱅크

 2022.3.15.



  모든 곳은 곧게 잇습니다. 안 잇는 곳이란 없습니다. 이쪽하고 저쪽은 얼핏 남남처럼 보이지만, 남남처럼 보이기에 오히려 가깝습니다. 이쪽하고 저쪽은 서로 옆에 있으나 마음이 흐르지 않으면 도리어 먼 남입니다. 낮에 몸을 쓰고 움직이면서 만나는 사람이 있고, 밤에 몸을 내려놓고 마음으로 마실을 나서면서 만나는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한낮에도 마음눈을 틔워 새롭게 만나는 사람이 있지요. 《깜장이》는 아이가 ‘누구’를 포근하면서 아늑하고 고요하게 새로 만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모든 사람이 ‘깜장이’를 알아차리지는 않아요. 알아차릴 까닭이 있는 사람만 어느 때에 환하게 알아차립니다. 무지개가 떠도 안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고, 수박꽃이 피는 줄 생각조차 않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는 날마다 무엇을 바라보나요? 우리는 오늘 무엇을 헤아리나요? 아이는 멋지거나 으리으리한 집을 바라지 않습니다. 아이는 포근히 누리는 보금자리를 바랍니다. 아이는 엄마아빠가 대단한 뭘 사주기를 바라지 않아요. 아이는 엄마아빠가 언제나 한결같이 빛나는 사랑이라는 눈길로 바라보고 함께 손잡고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사랑이 아니면 다 거짓입니다.


ㅅㄴㄹ


옮김말은 퍽 아쉽다.

그림책 옮김말일수록

더더욱 우리말답게 다듬고

손질하고 추스를 수 있기를 빈다.


담장 위에 그 애가 있었어

→ 담벼락에 그 애가 있어

→ 담에 그 애가 앉았어


뭐, 하고 있는 걸까

→ 뭐를 할까

→ 뭐를 하지


이번엔 자세히 좀 봐야지

→ 오늘은 좀 찬찬히 봐야지


꽃향기, 풀 냄새

→ 꽃냄새, 풀냄새

→ 꽃내음, 풀내음

→ 꽃내, 풀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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