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망하다 亡


 나라가 망하다 → 나라가 끝장나다 / 나라가 무너지다

 우리 집은 쫄딱 망했다 → 우리 집은 쫄딱 무너졌다

 망할 자식 → 죽을 자식 / 괘씸한 자식 / 고약한 자식

 길이 망해서 → 길이 고약해서 / 길이 나빠서 / 길이 엉망이라서


  ‘망하다(亡-)’는 “1. 개인, 가정, 단체 따위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끝장이 나다 2. 못마땅한 사람이나 대상에 대하여 저주의 뜻으로 이르는 말 3. 아주 고약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망가지다·망그러지다’나 ‘끝·끝나다·끝장’이나 ‘거덜·큰일·궁둥방아·수렁·틀어지다·폭삭’으로 고쳐씁니다. ‘씨말리기·아작·자빠지다·잘못되다·잡치다’나 ‘허물어지다·무너지다·쓰러지다·주저앉다’로 고쳐쓸 만하고, ‘버리다·맞지 않다·날리다·깨지다’나 ‘넘어지다·나동그라지다·뗠려나가다·미끄러지다’로 고쳐쓰면 돼요. ‘몹쓸·못난·못된·못마땅하다’나 ‘밉다·싫다·보기싫다·꼴보기싫다·고약하다·고얀’이나 ‘빗나가다·엎어지다·와르르·우르르·털썩’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아니, 망할 놈의 땡중이다

→ 아니, 고얀놈인 막중이다

→ 아니, 고약한 중이다

《배가 본드 2》(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1999) 224쪽


그 근원적인 의미를 몸으로 이해하였을 때 인류는 망하는 길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 것입니다

→ 그 깊은 뜻을 몸으로 알 때 사람들은 죽어가는 길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 그 속뜻을 몸으로 받아들이면 사람들은 모두 죽는 길에서 벗어납니다

→ 그 참넋을 몸으로 헤아릴 때 우리는 깡그리 무너지는 길에서 벗어납니다

→ 그 참빛을 몸으로 살필 때 우리는 끝장나는 길에서 벗어납니다

《잘 먹겠습니다》(요시다 도시미찌/홍순명 옮김, 그물코, 2007) 40쪽


그렇게 다 망한 모습으로는 고향에 내려가고 싶지 않았지만 나를 위해 결정을 내린 것이다

→ 그렇게 다 망가진 모습으로는 마을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나를 생각해 그리 하였다

→ 그렇게 다 무너진 모습으로는 집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나를 헤아려 그리 하였다

→ 그렇게 다 맛간 모습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나 때문에 그리 하였다

《다시, 칸타빌레》(윤진영, 텍스트, 2009) 23쪽


나라가 망하고 왕족과 고관대작의 벼슬아치들이 국가와 민족을 배반할 때

→ 나라가 무너지고 임금과 윗길 벼슬아치들이 나라와 겨레를 등졌을 때

→ 나라가 주저앉고 임금과 높은 벼슬아치들이 나라와 겨레를 내버렸을 때

《10대와 통하는 독립운동가 이야기》(김삼웅, 철수와영희, 2014) 116쪽


망했다. 일기 안 썼다

→ 끝났다. 하루 안 썼다

→ 어쩌나. 하루글 안 썼다

→ 큰일났다. 오늘글 안 썼다

→ 아이고. 오늘쓰기 안 했다

→ 으악. 날적이 안 썼다

《내 마음이 우르르르 흘렀다》(평택 아이들 104명, 삶말, 2018) 68쪽


저 망할 아들놈

→ 저 몹쓸 아들놈

→ 저 못난 아들놈

→ 저 못된 아들놈

→ 저 미운 아들놈

《풀솜나물 2》(타카와 미/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8) 47쪽


금방 망했다는 것 같던데

→ 곧 무너졌다는 듯한데

→ 이내 끝났다는 듯한데

《하하 HaHa》(오시키리 렌스케/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21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