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7.7.

숨은책 70


《나무 위의 여자》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글

 강미경 옮김

 가야넷

 2003.3.10.



  1975년에 태어나서 자라는데, 푸른배움터(중학교)에 들어설 무렵 배움책(교과서)이 통째로 바뀌어요. 배움책 말씨도 몽땅 바뀌어 예전 책은 다 버려야 했어요. 배움수렁(대학입시)을 치를 적에는 옛틀(연합고사)이 사라지고 새틀(수학능력시험·본고사)이 서요. 제 또래 사내가 싸움판(군대)에 갈 적에 방위병이 사라지면서 공익근무가 생기고, 싸움판에서 살아남아 삶터로 돌아온 1997년 늦겨울인 12월에 국제통화기금이라는 일이 불거져요. 재미난 고갯마루를 탔구나 싶은데, 《나무 위의 여자》라는 책을 읽다가, 글쓴이가 저보다 한 살 위인 벗인 줄 깨닫습니다. 숲을 숲다이 지키는 길을 가고 싶어 큰나무 한 그루에 올라앉아 이태 남짓 살았대요. 땅에 안 내려오고 오롯이 큰나무랑 한몸이 되었다지요. 틀림없이 둘레에서는 사나운 손길·발길이 춤추지만, 둘레(사회)가 아닌 나(참된 나)를 가만히 바라보도록 나무를 품으면, 숲하고 하나로 살면, 하늘빛을 머금고 빗물에 춤춘다면, 시끄러운 둘레를 밝게 어루만지는 길을 얼마든지 싱그럽게 찾아나설 만합니다. 가싯길이나 꽃길은 따로 없겠지요. 다 다른 또래(세대)는 다 다른 삶을 맞아들이며 스스로 자라요. 저 길을 가야 낫지 않으니, 이제 핑계는 그만 대고 제 별빛을 찾아야겠습니다.


ㅅㄴㄹ

#JuliaButterflyHill

#SavingtheAncientRedwoods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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