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망소녀 히나타짱 2
쿠와요시 아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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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2.7.5.

좋은 삶도 나쁜 길도 없는



《할망소녀 히나타짱 2》

 쿠와요시 아사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7.12.15.



  《할망소녀 히나타짱 2》(쿠와요시 아사/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7)을 가만히 돌아봅니다. 끊거나 맺지 못한 채 숨을 내려놓으면 으레 이 일부터 다시 잇습니다. 다시살기(환생)라고 할 텐데, 예전 몸으로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예전 몸은 죽어서 내려놓았거든요. 새몸으로 바로 이곳에 다시 찾아올 적에는 ‘마음은 그대로이나 몸은 다르’기에 둘레에서는 못 알아봅니다.


  얼마 앞서까지는 여든 살 할머니 몸이던 사람이 오늘 예닐곱 살 아이 몸으로 나타나면 그대로 못 믿기 쉽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몸뚱이 아닌 마음빛으로 서로 마주하는 하루라면, 겉모습이 아닌 삶을 읽습니다. 겉모습을 볼수록 삶을 못 읽습니다. 겉모습을 내려놓아야 삶을 읽고, 삶을 읽기에 살림을 짓는 길을 생각하며, 차근차근 사랑으로 한 걸음씩 떼어요.


  할머니 마음을 그대로 품은 채 아이로 살아가는 나날을 두 가지로 바라볼 만합니다. ‘할머니처럼 움직이고 싶으’나 둘레에서는 ‘애늙은이 짓을 한다’고 꺼립니다. ‘그동안 보고 느끼고 겪은 삶이 있’어서 들려주거나 펴고 싶지만 둘레에서는 ‘철없는 짓을 한다’고 나무랍니다.


  몸을 새로 얻어 다시 살아가는 길은 기쁨일까요? 새삼스러이 굴레일까요? 옛일은 모두 잊고서 처음부터 다시 하면 될까요? 눈앞에서 흐르는 온하루를 등지고서 ‘나(참나) 없는 길’을 가면 되는가요?


  몸을 내려놓는 길은, 몸을 내려놓는 뜻이 있습니다. 아프거나 다칠 적에도 그만 한 뜻이 있습니다. 굶거나 지칠 적에도 그만 한 뜻이 있어요. 넉넉하거나 넘칠 적에도 그만한 뜻이 있고요. 다 다르게 흐르는 삶은, 늘 오르내리는 물결하고 매한가지입니다. 물결이 높아서 좋지 않고, 물결이 잔잔하기에 좋지 않습니다. 그저 다른 물결일 뿐입니다.


  우리 삶에 좋은 길이나 나쁜 일이 있을까요? 굳이 있다고 여긴다면 있을 테지만, 삶에는 좋거나 나쁜 하루가 없습니다. 늘 새록새록 만나면서 배우고 새삼스레 우리 스스로 짓는 오늘이 여기에 있습니다.


ㅅㄴㄹ


“됐어. 보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가족을 걱정하게 한다면, 난 그냥 평범한 여자아이로 살란다.” (48쪽)


‘역시 엄마는 대단하구먼. 88년하고도 6년을 산 나보다 훨씬 더 대단하니까.’ (57쪽)


‘난 왜 도망쳤을꼬. 미치오가 날 알아볼 리는 없는데. 굳이 겁낼 일도 아니잖은가. 생각해 봐야 소용없구먼!’ (97쪽)


“할머니. ‘토요’가 아니라 ‘히나타’예요.” “그래? 히나타구나.” (111쪽)


“이게 울 일인가. 서운하면 만나러 가면 되는데.” “서운하기만 한 건 아니지. 선생님들은 줄곧 모두의 성장을 지켜봐 왔으니까.” (16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桑佳あさ #老女的少女ひなたちゃ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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