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10.
《10대와 통하는 세계사》
손석춘 글, 철수와영희, 2022.4.5.
구름밭이 드넓다. 온통 구름밭이다. 땅은 푸르고 하늘은 하얗다. 빨래를 해서 넌다. 새파란 하늘일 적에는 옷마다 파란빛이 스미고, 새하얀 구름밭일 적에는 옷에 흰빛이 감돈다. 바람이 불면 옷자락에 바람빛이 내려앉지. 작은아이랑 깃털공치기를 한다. 처음에는 ‘배드민턴·셔틀콕’이란 말을 그냥 썼는데, 두 아이 모두 못 알아듣는 모습을 보고는 “아차, 아무리 어른한테 익숙한 말이어도 함부로 쓰지 말자. 그러면 어떤 말로 풀어내어 들려줄까?” 하고 생각했다. 가만 보면 ‘셔틀콕’은 깃털로 엮는다. ‘깃털공’이요, 줄여서 ‘깃공’이다. ‘배드민턴’이라면 ‘깃털공치기·깃공치기’일 테지. 저녁에는 하루를 돌아보면서 조용히 노래꽃을 쓴다. 이래저래 등허리를 쉬며 눕고서 얖에 글꾸러미를 놓는다. 마음에 반짝반짝 이야기가 스치면 붓을 쥐어 옮긴다. 《10대와 통하는 세계사》를 읽는다. 배움터(학교)에서 가르치는 이야기는 이웃자취(세계사)라고 할 만할까? 우리는 ‘우리자취(한국사)’도 ‘이웃자취’도 아닌 ‘임금자취’만 달달 외지 않을까? 우리나라를 이루는 수수한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돌보며 살림을 지은 ‘우리자취’를 읽고서, 이웃터(외국·세계) 수수한 이웃이 살림을 가꾼 작은자취를 만나면 아름다우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