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그림책 - 그림책을 선택하는 바른 지혜 행복한 육아 2
마쯔이 다다시 지음, 이상금 옮김 / 샘터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아름책/숲노래 책읽기 2022.6.28.

[내 사랑 1000권] 누가 읽을 책인가


《어린이와 그림책》

 마쯔이 다다시 글/이상금 옮김, 샘터, 1990.6.15.



  어느새 ‘그림책 테라피·그림책 테라피스트’ 같은 말이 부쩍 퍼집니다. 2022년을 지나 2030년에 이르러도 이 이름이 퍼질는지, 아니면 그무렵에는 다른 영어나 일본스런 한자말을 쓸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만, 한 가지는 뚜렷하게 말할 만합니다. ‘테라피·테라피스트’는 조금도 어린이를 안 헤아리는 말씨입니다.


  어린이한테 ‘화집’을 읽힌다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그림을 그리는 일을 ‘그림님·그림지기·그림꾼’처럼 말하는 어른은 거의 안 보입니다. ‘화가·그림작가’나 ‘일러스트’라는 말에서 맴돕니다.


  2022년으로 보자면 이제 ‘아동문학’이라 말하는 어른은 드뭅니다만, 2010년에 이르도록 ‘어린이문학’이란 이름이 낯설다는 어른이 훨씬 많았습니다. 2000년이나 1990년에는 ‘어린이문학’이란 이름을 쓰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름값이 떨어진다”고 밝힌 어른(동화작가)이 수두룩했습니다.


  그런데 ‘문학’이나 ‘동시·동화’는 우리말일까요? 이 일본스런 한자말을 말끔히 털어내어 어린이랑 어깨동무하는 ‘글꽃’이며 ‘노래꽃’을 일구려는 생각을 조금씩 싹틔우려는 어른은 몇 사람쯤 있을까요?


  1990년에 우리말로 나온 《어린이와 그림책》은 글님(마츠이 다다시松居直まつい ただし)이 1970∼80년 무렵에 선보인 글 몇을 추려서 옮겼습니다. 우리로서는 한참 늦은 책이라 할 만하지만, 1990년조차 ‘어린이와 그림책’을 나란히 살피는 어른은 거의 없었습니다. 2000년을 넘어서도 드물었고, 2010년에 조금 퍼졌다고 할 만합니다. 누리새뜸(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그림책 이야기를 글(기사)로 띄우면 그곳 엮는이(편집자)는 “애들 책을 기사로 싣기가 힘들다”고 껄끄러워하거나 손사래를 치기 일쑤였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애들 책’은 뭘까요? 그들은 나이를 먹어 어른이란 옷을 입기 앞서까지 ‘애들’이지 않았나요? 그들은 아이를 낳아 돌보면서도 “그런 수준 낮은 애들 책”이라는 생각을 안 버렸을까요, 아니면 조금이라도 바꿨을까요?


  마츠이 다다시 님은 “‘명작 그림책’이란 것은 ‘원작이 명작인 그림책’이란 의미지, 그 자체의 그림책은 사이비 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마련해 주시려거든, 우선 이 명작 그림책을 버리는 일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42쪽).” 하고 똑똑히 밝힙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아이한테 ‘명작·걸작·고전·위인전·학습지’가 아닌 오롯이 ‘사랑’을 들려주고 속삭일 노릇입니다. 무엇보다 그림책하고 어린이책은 ‘어른부터 스스로 읽으며 배우는 책’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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