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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소녀 룰루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14
코르넬리아 프란츠 지음, 마르쿠스 그롤릭 그림, 김미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숲노래 책읽기 2022.6.24.
맑은책시렁 275
《우주 소녀 룰루》
코리넬리아 프란츠 글
마르쿠스 그롤릭 그림
김미영 옮김
아이세움
2001.6.20.
《우주 소녀 룰루》(코리넬리아 프란츠·마르쿠스 그롤릭/김미영 옮김, 아이세움, 2001)를 읽고서 재미있어 아이들한테 건네었더니 아이들도 재미있다면서 읽고 또 읽고 다시 읽습니다. 소리를 내어 읽어 주기를 즐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재미나고 아름다운 어린이책은 진작에 판이 끊겼어요. 새책집에서 찾기 매우 어렵습니다. 2001년에 처음 나온 터라, 어쩌면 여느 책숲(도서관)에서도 ‘오래된 책’이라면서 버렸을 수 있어요.
책이름 그대로 ‘우주 소녀 룰루’ 이야기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어른을 찾아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아니, 아이가 말할 적에 귀담아듣는 어른부터 얼마나 있을까요? 아이가 먼저 생각을 틔우도록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어른은 얼마나 있지요?
오늘날 둘레를 보면, 어린이집·배움터란 얼거리인데, 이곳에서는 늘 어른이 먼저 목소리를 내어 배움틀(교육과정)에 아이들이 그대로 맞추어야 한다고 이끕니다. 그러면 생각해 볼게요. 어린이집 배움틀을 짤 적에 아이한테 물어본 어른이 있는가요? 어린배움터(초등학교)나 푸른배움터(중·고등학교) 배움틀을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물어보고서 짜는가요?
이 나라 어린이·푸름이가 배움수렁(입시지옥)을 바라나요? 왜 이 나라 아이들이 구태여 열린배움터(대학교)까지 다니도록 내몰까요? 이러면서 왜 아이들이 쉬거나 놀거나 어울릴 빈터하고 골목을 몽땅 없애거나 밀어버릴까요?
이야기책 《우주 소녀 룰루》에 나오는 “우주선을 타고 다니는 건 너무 구식이야! 우린 마음을 모아 날아온 거야!(39쪽)” 같은 대목에 가만히 밑줄을 긋고서 거듭거듭 읽었습니다. 이렇게 바라볼 줄 알고 생각할 줄 아는 글어른이 있군요. ‘우주선이란 낡았다’는 생각을 할 줄 아는 우리나라 어른은 얼마나 될까 궁금합니다. ‘마음으로 만나는 삶’을 헤아리려는 우리나라 어른이 아직 남았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들한테 마침종이(졸업장)를 안기려 들지 말아요. 아이들 스스로 뛰놀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활짝 웃는 하루를 기쁘게 지을 수 있도록, 우리 보금자리랑 마을을 사랑으로 일구기를 바라요. 아이를 가르치려 들지 마셔요. 아이한테서 배우셔요. 아이는 어른한테서 배울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 어른은 아이를 사랑하면 넉넉할 뿐입니다. 아이는 누구나 스스로 배우는 아름다운 별님입니다.
ㅅㄴㄹ
“우린 우주선을 타고 온 게 아니야. 우주선을 타고 다니는 건 너무 구식이야! 우린 마음을 모아 날아온 거야!” 룰루가 말했다. (39쪽)
디터 아저씨가 야콥을 매서운 눈으로 보았다. “네 엄마는 지금 그런 쓸데없는 소리나 듣고 있을 새가 없어. 다른 걱정거리가 있으시단 말이야.” “쓸데없는 소리가 아니에요! 룰루는 밀라몰라라리움 별에서 왔다구요.” (72쪽)
“어른들은 아는 것만 믿으려고 해. 심지어 어떤 어른들은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오지 않고 날아오는 것 때문에 막 화를 낸다고 팝스가 그랬어.” (88쪽)
“나비가 우물우물 말을 하는데다가 목소리도 너무 작았어. 하지만 중요한 얘긴 이해했어. 마음모아 날기를 도와줄 지구인 셋만 찾아내면 주문 없이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거야. 넷이 한마음으로 밀라몰라라리움 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만 생각한다면 말이야.” (103쪽)
“잊어버려, 야콥. 지구의 낡은 우주선을 타고 갈 수 있는 데는 기껏해야 화성이야. 내가 꼭 다시 올게.” (13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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