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말 2022.6.19.
오늘말. 깔끔채
우리는 왜 ‘때밀이’라는 이름을 ‘낮은말’이나 ‘나쁜말’로 여길까요? 때를 밀기에 꾸밈없이 붙인 이름인 ‘때밀이’입니다. 언제나 모든 말은 잘못이 없어요. 말을 다루는 사람 스스로 마음이 밑바닥을 치거나 뒤틀릴 뿐입니다. 때를 밀 적에는 몸을 말끔하게 할 테니 ‘말끔이’요, 더러운 데를 씻으니 ‘씻김님’이자, 깔끔하게 이바지하고 반짝이는 몸으로 돌보니 ‘깔끔님’에 ‘반짝님’이에요. ‘세신샵’처럼 한자말하고 영어를 붙여야 멋스러운 이름이지 않습니다. ‘깔끔채’요 ‘말끔채’이며 ‘씻김채’인걸요. 우리가 선 곳을 돌아보기로 해요. 우리는 어떤 집에서 어느 대목을 눈여겨보면서 살림을 가꾸는가요. 우리 마음자리에는 어떤 빛이나 어둠이 갈마들면서 스스로 빛나거나 어두운가요. 스스로 앞뒤를 바라봅니다. 구석진 곳도 귀퉁이도 아닌 오롯이 어우러질 한마당을 헤아립니다. 섣달이기에 섣달노래를 부르고, 섣달이 아니어도 늘 섣달빛처럼 눈부시고 싶어 여름에 섣달노래를 부릅니다. 마음에 낀 때를 밀어내기를 바라요. 눈에 씌운 들보를 치워 봐요. 고즈넉이 깨끗님으로 거듭나기를 바라요. 푸른별 때를 함께 씻어내요.
ㅅㄴㄹ
때를 밀다·때밀이·말끔이·말끔님·말끔일꾼·반짝이·반짝님·반짝일꾼·깔끔이·깔끔님·깨끗일꾼·깨끗이·깨끗님·깨끗일꾼·씻김이·씻김님·씻김일꾼 ← 세신(洗身), 세신사(洗身師)
깔끔칸·깔끔집·깔끔채·때밀이칸·때밀이집·때밀이채·말끔칸·말끔집·말끔채·씻김칸·씻김집·씻김채 ← 세신샵(洗身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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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