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2022.5.28.
그림책시렁 893
《혼자 집을 보았어요》
이진수 글
김우선 그림
웅진문화
1991.12.15.
1991년에 나온 《혼자 집을 보았어요》는 우리 나름대로 우리 아이들 소꿉놀이를 우리 손끝으로 담아낸 그림책이라 할 만합니다. 이무렵에도 시골사람보다 서울사람이 많기는 했으나 아직 시골아이가 제법 많을 때인데, 시골아이한테 맞춘 그림책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1981년에도 엇비슷했어요. 1971년이나 1961년 무렵에는 아이를 헤아리는 그림책이 아예 없었다고 해야 할 테고요. 2021년 즈음에 나오는 그림책은 온통 서울아이만 살핍니다. 동화책하고 동시집도 똑같습니다. 시골아이하고 시골어른이 읽을 그림책·어린이책은 없다시피 합니다. “다들 서울(도시)에서 사니, 서울에 맞추어야지, 사람이 거의 없는 시골에 어떻게 맞추나?” 하고들 따지는데, “아이가 서울에서 태어나니 서울에서만 자라고 살아야 하나요? 아이는 어버이를 떠나 시골에서 즐겁고 씩씩하게 살아갈 앞날을 그릴 수 있습니다.” 하고 대꾸합니다. 시골아이라면 혼자 어떻게 집을 볼까요? 시골아이가 혼자 보는 집은 어떤 그림일까요? ‘서울아이 혼자 집보기’는 틀에 박히게 마련입니다. ‘시골아이 혼자 집보기’는 오히려 너른 터전을 두루 밟고 마주하면서 마음도 눈빛도 손길도 발걸음도 자라게 마련이에요. 우리 그림책이 갈 길은 아직 까마득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