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말/숲노래 우리말

곁말 53 빛줄기



  처음에는 모르니 그냥 쓰지만 곰곰이 생각합니다. 낯선 말을 들을 적에는 무슨 뜻이고 어떠한 결이며 어느 곳에 쓰는가를 살펴요. 귀로 들어온 낱말을 혀에 얹고서 곰곰이 생각하노라면, 이제 이 낯선 낱말을 아이들한테 어떻게 풀어내어 들려주어야 즐거이 넉넉히 새롭게 받아들일 만한가 하고 반짝반짝 머리가 빛납니다. 한자말 ‘신경세포’는 영어 ‘뉴런’을 일본사람이 옮긴 말씨입니다. 일본사람은 한자를 이모저모 엮어서 새말을 잘 지어요. 우리는 일본 한자말을 그냥그냥 써도 나쁘지 않습니다. 영어를 이냥저냥 써도 안 나빠요. 다만, 우리한테 우리말이 있다면 우리말로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말로 새롭게 엮을 수 있을까요? 우리말로 즐겁게 풀어내어 아이들한테 물려줄 수 있나요? ‘신경세포·뉴런’이란 이름을 처음 들을 적에는 시큰둥했지만, 아이들이 문득 이 이름을 물어보면 “그래, 이제는 생각할 때로구나!” 하면서 온몸이 찌릿찌릿 울려요. 네, 그렇습니다. ‘빛이 짜르르 돌면’서 온몸이 일어나고 온마음이 출렁여요. ‘꽃줄기·물줄기·잎줄기’란 이름처럼, 우리 머리(뇌)에서 반짝이면서 여러 이야기(정보)를 실어나르거나 퍼뜨리기에 ‘빛줄기’예요. 다른 빛줄기하고 헷갈릴 만하면 ‘빛톨’이라 할 만하고요.


ㅅㄴㄹ


빛줄기 1 : 빛이 나거나 흐르거나 퍼지거나 뻗거나 이루는 줄기. 빛이 나거나 퍼질 적에 곧고 길게 생기는 환한 결. (= 빛살. ← 광선, 섬광, 플래시flash, 오라aura, 라이트light, 빔beam, 신호, 조명照明, 시그널, 서치라이트)


빛줄기 2 (빛 + 줄기) : 느끼고 움직이고 생각하는 결을 빛으로 보내는 일을 맡는 작은 줄기. (= 빛톨. ← 신경세포神經細胞, 뉴런neuron)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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