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1.
《자연 낱말 수집》
노인향 글, 자연과생태, 2022.4.21.
대구에서 포항으로 간다. 칙폭길은 가깝다. 오늘도 시내버스를 타고 포항을 누빈다. 시내버스는 넓다란 미닫이로 바깥을 둘러보면서 이 골목 저 길을 달리니 1250원이나 1350원으로, 때로는 1700원이나 2000원으로 누리는 ‘이웃마을구경’이라고 느낀다. ‘현대제철’ 앞에서 버스를 갈아타라고 해서 내리는데, 쇳가루가 확 번진다. 아, 어릴 적 인천에서 맡은 냄새를 여기서 새삼스레 맞이하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검은꽃을 본다. 쇳가루를 뒤집어쓰고도 빛나는 씀바귀란 얼마나 놀라운가. 쇳집(제철소) 앞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했기에 포항 한켠을 새록새록 느낀다. 〈지금책방〉에 깃든다. 오천에 사는 이웃님을 만난다. 느긋이 머물다가 〈달팽이책방〉으로 건너가서 노래잔치(동시전시)를 꾸민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누리고서 골목지짐집에 들어가 오랜만에 막걸리를 마신다. 오늘 길손집은 어제하고 달리 토막값만 받는다. 아리송하지만 고맙게 드러눕는다. 《자연 낱말 수집》을 읽었다. ‘숲말’을 살핀 꾸러미이다. 영어는 ‘내추럴’, 중국·일본말은 ‘자연’, 우리말은 ‘숲’이다. 이뿐이다. 낫거나 높은 말은 없이 저마다 다른 숨결이 서로 다른 낱말로 피어난다. 눈귀로만 마주할 적하고 늘 살며 마음으로 보는 말은 확 다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