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4.19.
《문방사우》
이겸노 글, 손재식 사진, 대원사, 1989.5.15.
서울에서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일꾼을 만났다. 이오덕 어른 글이랑 책을 놓고서 아직 안 끝난 슬픈 실랑이를 지켜보았다. 이오덕 따름이(제자)라 밝히는 분이나 몇몇 펴냄터는 왜 그렇게 ‘이오덕 이름을 내건 장사’에 목을 매달까? ‘이오덕 이름을 내세우는 장사’가 아닌 그들 삶을 걸면서 새길을 스스로 기쁘게 지어서 나누는 아름길을 펼 일이 아닐까? “어른을 따른다”고 말하지만 막상 “어른을 울궈먹는” 이들은 나이가 일흔이나 여든 살이어도 철들지 않은 얼치기라고 느낀다. 대전으로 건너온다. 오늘 고흥으로 돌아가지 못하겠구나. 〈우분투북스〉에 들러서 책바람을 쐰다. 서울은 파란하늘을 한 조각조차 못 보았다면 대전은 파란하늘을 살짝 볼 수 있다. 저녁에 길손집을 들려고 미리 잡았는데, 똑같은 이름이되 꽤 먼 데 떨어진 두 집이 있다고 해서 한참 헤맸다. 《문방사우》를 새로 읽었다. 푸름이로 살던 지난날에는 ‘글벗(문방사우)’을 알아야 한다고 읊는 어른이 많았다면, 이제는 ‘글벗’을 살피는 눈길이 없다시피 하다. 붓이 아니어도 글을 쓰고, 종이가 아니어도 책을 읽으니까. 그런데 ‘붓·먹·벼루·종이’란 우리말이 어떤 뿌리요 결인가를 배우지 않은 채 글만 읽거나 쓰면 ‘글’조차 모르는 셈 아닐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