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4.9.


《오른손에 부엉이》

 다테나이 아키코 글·나카반 그림/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6.23.



모과꽃송이를 훑는데 제비가 곧고 빠르게 하늘을 가른다. 온 하늘을 놀이터 삼듯 날다가 돌담이며 전깃줄에 내려앉아 여럿이 사이좋게 날개춤으로 노래하는 소리를 듣는다. 멧딸기꽃 사이로 흰민들레가 오른다. 옮긴 벚나무하고 뽕나무에 잎싹이 돋는다. 더욱 새롭게 기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른손에 부엉이》는 배움터 이야기를 그린다. 티격태격하고 따돌리기도 하고 끼리질을 하는 곳에서 아이들이 저희 나름대로 착하게 마음을 기울여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들려준다. 곰곰이 보면 숱한 어린이글꽃은 이처럼 ‘고단한 배움터살이’를 글감으로 삼는다. 즐겁거나 신나거나 아름답게 피어나는 배움터살이를 담은 어린이글꽃이 있을까? ‘배움터(학교)도 삶터(사회)도 싸움터(전쟁터)’이니 어릴 적부터 단디 깨달으라는 뜻으로 글을 쓰고, 아이를 배움터에 밀어넣지는 않을까? 배움터를 줄일 노릇이고, 길잡이(교사)도 줄일 일이며, 벼슬터(공공기관)도 확 줄여야지 싶다. 나라(정부)가 굴러가는 밑힘은 모두 ‘공무원 아닌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들’한테서 나오는데, 벼슬자리가 지나치게 많다. ‘버스·전철을 타거나 걷는 사람들’이 나라를 떠받치는데, ‘버스·전철을 안 타고 안 걷는 사람들’이 끔찍하도록 많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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