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2.11.


《수상한 마을》

 이치카와 케이코 글·니시무라 토시오 그림/정희수 옮김, 노란우산, 2012.7.16.



봄까지꽃을 바라본다. 냉이꽃에 잣나물꽃을 본다. 아직 겨울이어도 봄맞이꽃은 조물조물 올라와서 조그맣게 푸른빛을 편다. 갓은 펑퍼짐하게 잎을 내놓는다. 추위를 먹고서 짙푸른 갓잎도 대견하고, 찬바람에 고개를 내미는 앉은꽃이 사랑스럽다. 《수상한 마을》이란 이름이 붙은 그림책은 여러모로 돌아볼 곳이 많다. 도깨비는 하나도 안 무서운 아이가 거미를 무서워하는 줄거리는 숱한 사람들 모습 같다. ‘도깨비마을’을 담은 그림책인데 뜬금없이 ‘수상한 마을’로 이름을 바꾼 우리나라 펴냄터는 속뜻을 제대로 안 들여다보았기 때문이겠지. 먼먼 옛날부터 숲은 뭇짐승도 새도 풀벌레도 벌나비도 풀꽃나무도 사람도 어우러지는 터이다. 오늘날은 숲을 밀어서 서울을 넓히고, 숲을 깎아 구경터(관광지)를 세우며, 숲을 밀어 빠른길을을 늘린다. 도깨비도 숲님도 나란히 어울리던 지난날은 사람들 스스로 차분하면서 참한 눈길로 살림을 짓는 하루였으리라 생각한다. 빈틈이 있어야 삶이 넉넉하다. 빈곳이 있어야 아이들이 놀면서 자란다. 빈자리를 두어야 어른도 한숨을 돌리고 낮잠을 즐긴다. 촘촘하게 박거나 빽빽하게 몰아놓으면 사람부터 갑갑하면서 숨이 막혀서 그만 아귀다툼으로 치닫고 만다.


ㅅㄴㄹ

#いちかわけいこ #西村敏雄 #おばけか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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