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서한집 상응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수윤 옮김 / 읻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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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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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은 죽어서 가죽만 남길까요? 허울만 본다면 범한테서 가죽하고 고기만 얻을 테지만, 마음으로 빛을 읽는다면 범한테서 숲을 사랑하는 드높은 숨결을 얻을 만합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만 남길까요? 겉으로만 보면 사람이 남긴 글이나 이름만 보기 쉬우나, 마음으로 사랑을 헤아린다면 서로서로 이 삶에 깃든 수수께끼를 풀고 맺는 실마리를 하나씩 찾으면서 오늘을 노래하겠지요. 1909년에 태어나 1948년에 숨진 일본사람이 남긴 글월을 묶은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을 읽었습니다. 왜 ‘서한집’이란 이름을 붙였을까요? 글님은 틀림없이 ‘글’을 남겼을 텐데요. ‘서한·서신·편지’가 다 다른 이름 아니냐고들 하지만, 그러면 ‘우리말로는 어떤 글’인가를 생각할 노릇입니다. 우리는 왜 스스로 이 글하고 저 글에 우리말 이름을 붙일 생각을 좀처럼 안 할까요? 다자이 오사무가 남긴 글월을 굳이 다시 읽을 만한 뜻을 글빛에 어린 숨결로 천천히 되새겨 볼 수 있기를 빌 뿐입니다.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다자이 오사무 글/정수윤 옮김, 읻다, 2020.10.1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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