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11.


《새의 언어》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글·그림/김율희 옮김, 윌북, 2021.4.5.



산들보라 씨가 숲노래 씨를 부른다. “아버지 저기 봐요. 저기! 까마귀떼!” 그래, 겨울이지. 겨울이니 까치떼도 까마귀떼도 우르르 날지. 우리 집에는 두 새떼에다가 물까치떼도 참새떼도 찾아든다. 이 새떼는 그야말로 우르르 찾아와서 시끌벅적 북새판이다. 마을에서 큰나무를 마당에 거느리는 집은 우리뿐이라, 온갖 새떼는 우리 집을 사잇쉼터로 삼는다. 뭐, 새 한 마리이든 새떼이든 우리 집에서 마음껏 쉬고 노래하고 씨앗똥(씨앗을 머금은 똥)을 누기를 바란다. 굳이 멀리 나가서 새를 보아야 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우리 보금자리에 새도 새떼도 저절로 찾아오도록 나무를 돌보면 된다. 《새의 언어》를 신나게 장만했으나 아이들이 매우 재미없다고 했다. “그래도 새를 담은 그림인데?” 했으나 두 어린씨는 그저 얼굴을 찡그린다. 《새의 언어》가 나쁜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쉬울 뿐이다. 새를 ‘과학·생물학’으로 다루는 책치고 안 아쉬운 책을 못 봤다. 왜 자꾸 새를 ‘과학·생물학’이란 틀에 가두려 할까? 거꾸로 보자. 사람을 ‘과학·생물학’이란 틀에 가두면, 사람을 사람답게 읽거나 알 길이 있을까? 새를 알려면 새랑 동무하면 된다. 새를 말하거나 그리고 싶다면, 새랑 이웃이 되어 놀면 넉넉하다. 그저 놀고 쉬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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