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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적 삶을 위한 사유
서성열 지음 / 좋은땅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1.11.24.
읽었습니다 49
나라에 ‘농협’이 있고 ‘농자천하지대본’이란 말이 있습니다만, ‘시골’도 ‘흙’도 ‘땅’도 ‘숲’도 등진 말씨입니다. 《농적 삶을 위한 사유》를 읽으며 《녹색평론》을 떠올렸습니다. 이 나라 글바치는 “푸른말씀·숲이야기”는 아예 생각조차 안 합니다. 먼 옛날을 더듬어 보아도 같아요. 붓바치는 ‘農’을 썼을 테지만 흙지기(여름지기)는 그저 ‘땅·흙·논밭’을 말할 뿐입니다. 글쟁이는 ‘자연’을 말할 테지만 시골사람은 ‘숲’을 말하지요. 서울로 치닫는 나라는 죽음길로 갈 뿐이니, 이제 숲을 보고 들을 품으며 흙을 살리는 길로 가야 한다는 줄거리를 ‘숲넋·흙살림길·푸른빛’ 같은 이름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문이나 일본 한자말을 쓰기에 잘못이거나 나쁘지 않아요. 그저 시골말도 숲말도 푸른말도 없이는 ‘숲넋·흙살림길·푸른빛’하고 동떨어질 뿐입니다. 시골아이하고 시골할매한테 읽힐 마음으로 쓰지 않는 ‘녹색평론’이란, 먼나라 잠꼬대 같습니다.
《농적 삶을 위한 사유》(서성열 글, 좋은땅, 202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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