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52 알고 모르고



  둘레에서 “아니, 어떻게 다 아는 듯이 말해요?” 하고 물으면 “네. 저는 제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찾고 깨닫고 배워서 아는 만큼 말해요. 저는 모르는 일은 하나도 못 말해요.” 하고 대꾸합니다. 참으로 그렇지요. 못 봤고 못 느꼈고 못 배우면 말할 턱이 없어요. 다만 “아는 만큼 말할” 뿐입니다. 이제 둘레에서 묻는 말에 보탭니다. “모르면 어떤가요? 모른다고 느끼면 부끄럽나요? 저는 무엇을 모른다고 느낄 적에 온몸이 찌릿찌릿해요. ‘이야, 오늘 새길을 보고 느끼고 만나는구나! 오늘까지 몰랐던 어떤 일이나 이야기를 배워서 내 앎빛으로 가꾸면서 신나는 하루일까?’ 하는 말이 터져나온답니다. 우리는 모르기에 배워요. 우리는 아직 모르기에 새롭게 배워서 처음으로 지어요. 우리는 이제 알기에 말해요. 우리는 참으로 알기에 아이한테 알려주고 이웃한테 얘기하지요. 이야기란, 우리가 아는 빛을 즐거이 나누려고 기쁘게 흩뿌리는 씨앗이 되는 생각이라고 할 만해요. 알기에 이야기하고, 모르기에 들어요. 들으면서 알아차리면 어느새 말길이 터지지요. 서로서로 이야기꽃이 피어요. 자, 그러니, 알아도 기쁘고 몰라도 기쁘답니다. 알기에 말하고 모르기에 눈을 반짝이면서 즐겁게 듣는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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