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오늘 읽기 2021.9.24.
《나는 매일 서점에 간다》
시마 고이치로 글/김정미 옮김, Kira, 2019.3.20.
인천 부평에 있는 〈북극서점〉으로 가는 날이다. 작은아이는 아버지를 따라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엊저녁부터 짐을 꾸린다며 싱글벙글 얼굴로 부산했다. 큰아이는 예전에 아버지 따라 어디로든 함께 움직이다가 요새는 큰고장에서 입가리개를 해야 할 뿐 아니라, 버스나 기차에서 오래도록 시달리기 싫어서 시골집에서 호젓이 논다. 작은아이는 둘레 여러 모습을 구경하면서 그림에 담기를 즐긴다. 두 아이한테 똑같이 말한다. “우리 이쁜 아이들아, 우리가 무엇을 보든 우리를 물들이지 못해. 우리가 스스로 파란하늘처럼 꿈을 안 그릴 적에는 물들지. 우리가 스스로 파란하늘에 푸른숲이란 꿈을 늘 마음에 품으면 어떤 곳이나 사람도 우리를 못 건드려.” 《나는 매일 서점에 간다》는 얼핏 뜻있으면서 어쩐지 목소리가 크구나 싶다. 책이름을 우리나라에서 바꾸었을까. 책을 사고파는 데도 책집이지만, 장만한 책을 건사해서 느긋이 누리는 보금자리도 ‘책집(책으로 가꾸는 집)’이다. ‘책’이란 ‘꾸러미’요, 숲에서 온 꾸러미이고, 삶이란 이야기를 담은 꾸러미이다. 이 대목을 헤아린다면, 스스로 삶과 살림과 사랑을 읽는 이도 ‘책읽기’를 늘 한다고 여길 만하다. 종이만 들춰야 책읽기가 아닌 줄 알면, 누구나 책숲에 깃들었다고 느낀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