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5.
《졸려요 졸려요 아기 사자》
이일라(일라 Ylla) 사진·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이향순 옮김, 북뱅크, 2009.10.30.
풀죽임물(농약)을 허옇게 뿌리는 새벽과 저녁. 전라남도 시골에서 2011년부터 살면서 지난 열 해 남짓 갖은 풀죽임물잔치를 다 본다. 손으로 뿌리는 길, 팔랑개비(헬리콥터)를 띄우는 길, 바람날개(드론)를 띄우는 길, 이 세 가지를 거쳐 요새는 뻥뻥뻥뻥 …… 큰소리를 내면서 쏘아대는 길이다. 새벽 네 시부터 밤 열한 시까지 뻥뻥뻥뻥 쏘아대는 풀죽임물로 무엇을 얻을까? 시골이 이런 판인데 서울사람이 애써 시골로 깃들어 살고 싶겠나? 나라꼴이 우스꽝스럽다. ‘저농약·친환경’이라는 허울을 언제까지 눈속임으로 넘어가기만 하려나? 《졸려요 졸려요 아기 사자》는 여러 눈길로 읽을 만하다. 숲짐승은 언제나 사람 곁에서 숲살림을 가르쳐 주는 길동무로 느끼면서 읽을 만하고, 모든 아기를 비롯해 모든 숨결은 아름답다고 느끼면서 읽을 만하다. 빛꽃(사진)을 담은 일라(이일라) 님 발자취를 새롭게 헤아리면서 읽어도 즐겁다. 빛꽃돌이(남자 사진가)는 이런 빛꽃을 못 찍었다. 빛꽃돌이는 좀 빛꽃순이한테서 배울 노릇이요, 빛꽃순이는 이름값·돈값이 아닌 살림꽃과 사랑꽃만 바라보면서 빛을 꽃으로 그리는 길을 가면 넉넉하다고 생각한다. 빛꽃이니까.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