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곱살하다


보기에 퍽 좋다고 할 적에 ‘곱다’하고 ‘아름답다’를 쓰는데, 두 낱말이 쓰는 자리는 비슷하면서 다릅니다. ‘곱다·고이’는 ‘고분고분·고루·곧다’하고 잇닿고, ‘아름답다·아리땁다’는 ‘알차다·알맞다·알뜰하다’하고 잇닿아요. 삶결을 헤아리면서 우리말을 다루는 멋을 찾습니다. 잇닿는 여러 말씨를 생각하면서 산드러지게 말빛을 가다듬는 바탕을 다져요. 얽히는 여러 낱말은 어떤 뿌리에서 싹이 트면서 자랐을까 하는 짜임새를 돌아보면서 말흐름과 삶빛을 새삼스레 느낍니다. 생각을 다스리며 넋을 다독입니다. 마음을 닦으면서 차림새를 추스릅니다. 꽃같이 피어나는 말씨앗을 심고서 어여삐 돌볼 만해요. 맵시나는 글씨앗을 묻고서 눈부시게 나아갈 만합니다. 밑틀을 엮으면서 줄거리를 짓습니다. 뼈대를 짜면서 속살을 드높입니다. 우리가 하는 말에는 서로 다르면서 나란히 감도는 숨빛이 있습니다. 차근차근 가는 매무새로 곱살하게 생각을 가꿉니다. 찬찬히 나아가는 길에서 곱다시 이야기를 꾸립니다. 마음결이 고운결로 거듭나도록, 숨결이 아름결로 자라나도록, 글결이 빛결로 물결치도록 스스로 얼을 여밉니다.


고운결·곱다·고이·곱다시·곱살하다·곱상하다·귀염·귀엽다·꽃같다·꽃답다·눈부시다·아름답다·어여쁘다·예쁘다·아리땁다·맛·멋·간드러지다·산드러지다·맵시나다·멋나다·멋스럽다·멋있다·멋지다 ← 미(美), 미적(美的), 미학(美學), 미학적


바탕·바탕길·발판·밑·밑동·밑틀·뿌리·싹·뼈대·얼·넋·마음·생각·틀·터·얼개·줄거리·짜임새·빛·결·길·물결·흐름·판·차림새·매무새·가다·나아가다·내세우다·드높이다·바르다·다스리다·닦다·놓다·두다·하다·짜다·삼다·채우다·차리다·엮다·여미다·짓다 ← 기조(基調)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