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8.25.
오늘말. 뻣몸
우리말 ‘나리’는 두 가지로 씁니다. 첫째는 꽃이름이요, 둘째는 벼슬아치나 구실아치를 하는 사람인 ‘관리·공무원’이에요. 어쩌다가 사뭇 다른 두 가지를 똑같은 이름 ‘나리’로 가리킬까요? 벼슬이나 감투를 누리는 이들이 부디 막짓으로 기울지 않으면서 꽃손처럼 마을에 깃들기를 바라는 뜻이었을까요? 미운손 같은 나리가 아니라 아름손 같은 나리를 바라보면서 이처럼 이름을 지었을까요? 엉터리라 할 만한 짓을 일삼는 사람을 마주하면 몸이 굳습니다. 바보짓이란 꼴보기싫고, 밉짓은 볼썽사납거든요. 그런데 멍텅구리처럼 구는 구실바치야말로 뻣몸이지 싶어요. 아름다운 길이 아니니 뻣뻣하기 마련이요, 고운 꽃빛이 아니니 굳어버리기 쉽겠지요. 우리는 저마다 다른 들꽃입니다. 우리는 다 다른 들꽃으로서 이 별에서 숨을 나누고 품을 들이면서 고운손님이 된다고 느낍니다. 온꽃이 되기를 바라요. 온빛으로 어우러지기를 바라요. 저마다 온살림을 짓고, 온삶빛으로 하루를 일구기를 바라요. 감투를 잡으려는 손길이 아닌 꽃살림을 펴려는 손길이기를 바랍니다. 뻣뻣한 팔다리를 풀어 주면서 구름을 타고 노닐 만한 마음이기를 바라요.
ㅅㄴㄹ
나리·벼슬꾼·벼슬아치·구실아치·구실바치·감투꾼·감투잡이·분 ← 관리(官吏), 공무원
꽃손·꽃손님·아름손·아름손님·으뜸손·으뜸손님·큰손·큰손님·고운손·고운손님 ← 귀빈, 진객(珍客), 내빈, 브이아이피(VIP), 특별 게스트, 주빈
온꽃·온빛·온살림·온삶빛 ← 세계유산
몸이 굳다·몸이 뻣뻣하다·팔다리가 굳다·팔다리가 뻣뻣하다·굳다·뻣뻣하다·굳은몸·굳몸·뻣뻣몸·뻣몸·몸굳이·몸뻣뻣 ← 경직, 사후경직, 마비, 사지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