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16.


《나무 정령 톰티》

 니나 블라존 글·카린 킨더만 그림/이명아 옮김, 여유당, 2021.6.10.



빨래터를 큰아이하고 치우다가 생각한다. 나는 왜 하고 많은 시골 가운데 전라남도 고흥을 골랐을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시골에서 열한 해째를 보내다가 돌아본다. 요 몇 해 사이에 만난 여러 ‘여성운동가 아주머니’는 이녁 집안 딸아이한테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도록 하고, 아들아이한테는 집안일을 시킨다고 들었다. 그동안 이 나라에서 억눌리고 짓밟힌 굴레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은 알겠는데, 그분 집에서 ‘손에 물 묻히는 일’은 누가 할까? ‘집안일 도움이’를 부르면 될 일일까? 살림돈이 적은 집이라면 ‘집안일을 하나도 해본 적 없는 젊은 가시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다슬기 허물을 본다. 미꾸라지하고 가볍게 논다. 저녁에 자전거를 몰아 작은아이하고 구름밭을 올려다보고 바람을 쐰다. 《나무 정령 톰티》를 혼자 읽었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재미없다고 밀쳤다. 나무한테 깃든 숲님이라기보다 ‘그냥 서울내기 같은 사람’ 이야기로구나 싶다. 숲님(정령) 이야기를 왜 사람한테 빗대야 할까? 숲님은 숲님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마음으로 마주하며 그리면 될 텐데. 설거지도 밥짓기도 걸레질도 동생 돌보기도 해본 적 없는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어 나라지기(대통령)나 벼슬아치(공무원)가 되면 어떻게 될까? 아!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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