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12. 좋아합니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더러 “좋아하는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글쎄요. 없을 텐데요.” 하고 대꾸합니다. 저는 책이 좋거나 나쁘지 않거든요. “사랑하는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네, 잔뜩 있지요!” 하고 노래합니다. “나쁜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글쎄, 나쁜 책이 있을까요?” 하고 되묻습니다. “눈속임이나 겉치레인 책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이 책은 이렇게 눈속임이고 저 책은 저렇게 겉치레이더군요!” 하고 줄줄이 읊습니다.


  가만 보면 둘레 적잖은 분들은 무엇을 어떻게 왜 물어보면서 스스로 어떤 이야기를 듣거나 얻거나 누려야 즐겁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가부터 모르는구나 싶습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기에 스스로 틀이나 굴레를 세울 뿐 아니라, 스스로 사슬에 붙들립니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좋고 나쁜 길’을 가리지 않아요. 스스로 생각할 줄 알기에 “스스로 나아갈 길”만 생각하고 나아갑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나아가는 길에는 고비나 고개가 있을 수 있으나, 고비나 고개가 나쁠까요? 가시밭길을 헤쳐야 하면, 가싯길이 나쁠까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요. 그저 고비나 고개나 가시밭입니다.


  저한테 “좋아하는 우리말이 있나요?” 하고 물으면 “없습니다.” 하고 자릅니다. “좋아하는 책집이 있나요?” 하고 물어도 “없네요.” 하고 잘라요. 저한테는 “좋아하는 책집”이 없어요. “사랑하는 책집”하고 “즐거운 책집”하고 “아름다운 책집”하고 “새로운 책집”하고 “놀라운 책집”하고 “멋진 책집”하고 “푸른 책집”하고 “이야기가 샘솟는 책집”처럼 갖은 책집이 있습니다.


  어느 곳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곳은 어떠하구나 하고 느낄 뿐입니다. 어느 책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책은 어떠하구나 하고 속내를 읽으며 알아챌 뿐입니다.


  왜 글을 쓰고 말을 하고 책을 내느냐고 묻는 분한테 늘 “저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하루를 사랑하고 싶거든요.” 하고 여쭌 다음에 “이웃님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하루를 사랑하도록 징검다리가 될 책을 쓸 뿐입니다. 그래서 이웃님 누구나 스스로 삶을 슬기롭게 사랑하는 살림으로 푸르게 짓는 숲을 노래하는 책을 쓰시라고 말하지요.” 하고 보탭니다.


  좋아하다 보면 어느새 굴레에 갇힙니다. 싫어하다 보면 똑같이 사슬에 얽매입니다.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말고, 꿈을 스스로 그려서 하루를 지으시기를 바라요. 언제나 스스로 이 삶을 사랑하시기를 바랍니다. 늘 이뿐입니다. 그래서 모든 책은 헌책이면서 새책이고, 모든 사람은 하늘빛이면서 별빛인걸요. 우리는 다 다른 꽃으로서 다 다른 사랑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