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9.
《추미애의 깃발》
추미애·김민웅 이야기, 한길사, 2021.7.1.
제주마실을 하는 길에 어느 책집에 서서 《추미애의 깃발》을 읽다가 내려놓았다. 제주사람을 두고 “꽤 의식이 있다”고 읊은 대목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제주사람이 언제 ‘생각(의식)’이 없던 적이 있을까? 제주사람뿐 아니라, 밀양사람에 성주사람도, 광주사람에 부산사람도, 언제 ‘넋(의식)’이 없은 적이 있을까? 사람들이 촛불을 들었을 적에는 ‘어느 무리(정당)를 밀어주려는 뜻’이 아니다. 사람들은 ‘아무 무리(정당)도 밀어주지 않으려’고 촛불을 들었다. 오직 스스로 촛불이 되어 고즈넉이 삶을 사랑하는 슬기로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숲을 바라보려고 했다. 그런데 몇몇 무리(정당)가 “촛불 정신 계승·검찰 개혁” 같은 이름을 내건다. 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 보면 “나만 옳다·우리끼리 한다·너는 빠져라·너는 틀렸다”에다가 “촛불은 우리를 밀었다”로 갈무리할 만하다. 《추미애의 깃발》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추미애 혼자 옳다’를 되풀이한다. 그러나 그대는 모른다. 온누리에는 옳은 사람도 그른 사람도 없다. 온누리에는 그저 사람이 있다. 사람은 금긋기나 갈라치기를 하려고 태어나지 않는다. 사람은 사랑하는 살림으로 삶을 짓을 뜻으로 태어난다. 이제 힘(권력)이 아닌 호미를 쥐고, 시골로 좀 떠나시기를 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