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30.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장영은 글, 민음사, 2020.3.8.



노래꽃(동시)을 빈판에 옮긴다. 면소재지 도화초등학교 어린이하고 어른한테 하나씩 주려고 생각한다. 이 시골에서 풀꽃을 느끼고, 이 마을에서 나무랑 숲을 바라보고, 이 고장에서 구름하고 바람을 마시고, 이 터에서 바다에 들을 사랑하는 길을 노래꽃 한 자락에서 마주하기를 바라는 뜻을 담는다. 그런데 일흔 남짓 옮겨적자니 여러 날로도 모자라고, 오늘 겨우겨우 마쳐서 하나씩 주었다.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를 읽을 적에 첫자락은 제법 글님 이야기가 흐르는구나 싶었으나, 어느새 글님 이야기란 없이 “이름난 글가시내 삶자리를 엮은 줄거리”에 갇히는구나 싶었다. “이름난 글가시내 삶”을 왜 돌아보아야 할까? 이 ‘왜’를 글님 스스로 어떻게 맞아들이고 삭이고 살아냈는가 하고 풀어내어야 비로소 ‘글’이 된다고 느낀다. 몸뚱이만으로 사내·가시내를 가르면 어리석다. 눈빛으로 삶길을 읽고, 숨빛으로 살림을 가꾸며, 온넋으로 사랑을 길어올리기에 비로소 ‘아름글’을 곁에 놓고서 읽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글힘을 부리는 무리는 예전에는 온통 사내였지만, 이제는 돈꾼·이름꾼·배움꾼·힘꾼·서울꾼이다. 배움터를 안 다녔고 시골에서 조용히 사는 가난한 사람이 글을 실을 곳이 얼마나 되는가를 생각해 보자. 싸움이란 뭔가?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