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28.


《와카코와 술 11》

 신큐 치에 글·그림/문기업 옮김, AK comics, 2019.10.15.



고흥에서는 제비가 넘쳐나도 안 쳐다본다. 2011년에 고흥에 깃들어 그해 늦여름에 800을 웃도는 제비떼를 만났다. 이제 이 나라를 떠나 바다를 가로지르려고 들 한복판에 모여서 떼춤을 추던데, 이듬해부터 이 무리가 확 줄었다. 이러다 지난해 다시 300 안팎이 되는 제비떼를 보았다. 서울 양천 한켠에 제비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돌보아 함께 날갯죽지를 북돋운다. 이런 제비를 지켜보는 사람이 꽤 많다. 고흥 같은 고장은 ‘제비쌀’을 선보인다든지 ‘제비잔치’나 ‘봄제비·여름제비·가을제비 만나기’를 ‘푸른길(생태관광)’로 꾀할 만하다. 처마 밑에 제비집을 건사하는 시골사람한테는 ‘제비돌봄삯’을 주어도 좋겠지. 바깥마실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 창밖으로 민둥갓(-산)을 자꾸 본다. 멀쩡한 나무를 밀고 어린나무를 심으면서 “탄소 줄이는 장난질”을 나무라는 이가 드물고, 벼슬꾼은 이런 장난질로 돈을 굴린다. 밤에 보금자리에 닿아 씻고 몸을 추스르며 《와카코와 술 11》를 조금 읽는다. 어울리는 살림길은 어렵지 않다. 나무를 사이에 두고 만나면 된다. 아름다운 나라길은 까다롭지 않다. 숲을 복판에 두고 새길(정책)을 꾀하면 된다. 나무도 숲도 풀꽃도 바라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람이 아닌 곰팡이라고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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