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32 엄마가 가르쳤어



  그리 멀잖은 지난날까지 뭇가시내는 배움터에 발을 디디기 어려웠습니다. 저를 낳은 어머니는 어린배움터(국민학교)만 겨우 다닐 수 있었고, 그 뒤로는 사내들만 다니는 푸른배움터가 매우 부러웠다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궁금하지 않나요? 예부터 아기를 낳아 사랑으로 돌본 사람은 어머니(엄마)입니다. 아기가 무럭무럭 자라 아이로 서고, 신나게 뛰노는 동안 말을 가르치고 삶을 보여주며 사랑을 느끼도록 이끄는 사람도 어머니(엄마)예요. 배움터에 한 발짝도 디디지 못하기 일쑤이던 어머니(엄마)는 어떻게 아이한테 말을 가르칠 수 있었을까요? 배움터를 오래오래 다닌 아버지(뭇사내)는 어떻게 아이한테 말을 하나도 안 가르치거나 못 가르쳤을까요? 수수께끼 아닌 수수께끼입니다. 모름지기 모든 말은 삶에서 비롯하기에, 멀잖은 지난날까지 뭇가시내는 배움터에 발을 못 디뎠어도 ‘손수 짓는 삶·살림·사랑’이 푸른 숲바람처럼 가득했기에 아기를 낳고 돌보는 사랑뿐 아니라, 아이한테 말을 슬기롭게 물려주고 가르치는 몫을 알차게 해냈습니다. 이제 오늘날은 누구나 배움터를 마음껏 다녀요. 그렇지만 아이한테 ‘삶말·살림말·사랑말’을 물려줄 틈이 없이 바쁩니다. 오늘날 아이들은 말도 삶도 사랑도 배울 자리가 싹 사라졌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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