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10.
《가위바위보를 좋아하는 아이》
마쓰오카 교코 글·오코소 레이코 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13.8.15.
집 곳곳에서 마주치는 두꺼비가 깃드는 두꺼비굴을 본다. 아, 너는 여기서 자거나 쉬는구나. 뒷걸음으로 슥슥 들어가서 머리를 가만히 숙이면 머리빛하고 흙빛이 똑같다. 눈을 감으면 감쪽같으나 눈을 동그랗게 뜨면 네가 거기 있는 줄 보이고. 작은아이는 여름날 수박으로 끼니를 삼는다. 그래, 좋아.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 이틀 만에 한 통을 거의 혼자 다 먹는다. 앵두를 따서 재워 놓는다. 더위가 더 깊어 간다면 앵두따기도 끝나겠지. 《가위바위보를 좋아하는 아이》를 여러 해 앞서 장만해 놓았는데 그때에는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몇 해를 더 살아낸 몸으로 이 책을 새로 읽으며 무엇을 느낄까? 삶에는 이김도 짐도 없는데, 즐거이 누릴 놀이를 얼마나 생각해 볼 만할까? 나라가 세운 터전에서는 죄다 이기거나 진다. 싸워서 이겨야 하고, 겨뤄서 이겨야 한다. 배움터가 참다이 배우는 터전이 되려면 모든 싸움붙이랑 겨룸붙이를 걷어내야 한다. 놀이로 가고 살림으로 빛나야 한다. 배울 사람이 다녀야 배움터이지. 배울 사람이 아닌, 돈하고 얽히 줄을 대려고 하니 싸움짓이 안 끝날 뿐 아니라, 이름줄을 들이밀면서 갖가지 뒷짓이나 검은짓이 잇따른다. 어버이라면 아이한테 마침종이나 싸움길이 아닌 사랑길을 알려줄 노릇이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