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책과 어린이와 나무 : 나는 예전에 큰고장(도시)에서 살 적에 “책을 안 챙기고 다니는 사람하고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하고 말했지만, 아이를 낳아 돌보고부터는 “어린이 마음으로 눈길을 헤아리지 않는 사람하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생각·말·삶을 바꾸었고, 시골에 보금자리를 옮기고부터는 “나무를 바라보지 않는 사람하고는 말을 섞을 생각이 없다”고 생각·삶·말을 바꾸면서 산다. 큰고장에 살면서 버스나 전철을 탈 적에 손전화만 들여다보거나 종이새뜸만 들춘다면 마음이 얼마나 메마를까. 아이를 낳아 돌보는데 홀가분히 웃고 떠들며 쉽고 상냥한 말씨로 노래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얼마나 가난할까. 시골에 살든 서울에 살든 나무 곁에 서서 줄기를 부드러이 쓰다듬고는 뺨을 가볍게 대며 “사랑해” 하고 속삭일 줄 모른다면 넋이 얼마나 캄캄할까. 책은 삶을 갈무리한 열매요, 어린이는 사랑을 노래하는 씨앗이요, 숲(풀과 나무)은 살림을 짓는 집인걸. 2021.6.7.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