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절의 지온 씨 5
오지로 마코토 지음, 김진희 옮김 / 애니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1.5.29.

마음을 어떻게



《고양이 절의 지온 씨 5》

 오지로 마코토

 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9.10.4.



  《고양이 절의 지온 씨 5》(오지로 마코토/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9)을 읽다가 가볍게 덮고서 마당에 섭니다. 우리 집 마당에는 마을고양이가 으레 해바라기를 합니다. 따로 고양이를 기르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이 아이들이 이곳에서 쥐나 새나 뱀을 잡고, 이따금 달걀을 얻어먹으며 낮잠을 자고, 부스스 깨어나서 밤새 돌아다닌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시 낮잠을 자고, 또 간밤을 보낸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렇게 보내기만 해도 넉넉하다고 생각해요.


  아침에 마을 여러 집에서 풀죽임물을 신나게 뿌립니다. 살림물이 아닌 죽임물을 뿌릴 적에는 매우 꺼림칙하구나 싶은 소리가 퍼집니다. 둘레가 조용해요. 새도 벌레도 개미도 거미도 벌나비도 온통 숨죽입니다. 이 죽임물이 저희 보금자리로 쏟아지지 않기만을 바라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아요.


  가만 보면 큰고장에서는 바큇소리가 귀를 찢지요. 부릉부릉 커다란 쇳덩이를 모는 사람들은 바퀴에 무엇이 밟혀서 죽는지를 안 따지거나 못 느껴요. 날마다 얼마나 많은 들숨결이 치이거나 깔려서 죽는지를 모릅니다. 이뿐인가요. 커다란 쇳덩이가 돌아다닐 길을 새로 깐다면서 자꾸자꾸 들숲을 밀어붙이는 서울살림입니다.


  마음을 어떻게 쓰기에 즐거울까요? 마음을 어떻게 쓰기에 아름다울까요? 마음을 어떻게 쓰기에 사랑스러울까요? ‘좋아한다’는 마음으로는 사랑이 되지 않아요. 그저 좋아할 뿐입니다. 이 좋아함을 넘어 ‘사랑’으로 피어나도록 잎망울을 터뜨리고 꽃망울을 내밀면 좋겠어요. 차분히, 상냥하게, 곁에서나 멀리에서나, 늘 마음으로 다가서면서 품을 줄 아는 사랑이 되면, 걱정할 일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ㅅㄴㄹ


“나도 쓰라네한테 겐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어.” “뭐? 그 친구한테 날 뭐라고 설명했는데?” “글쎄다.” (14쪽)


“전화했는데 안 받길래 그냥 와버렸어.” “어? 우리 집엔 내일 온다고 했었잖아? 여기까지는 어떻게 왔어?” “아는 아저씨가 트럭으로 데려다줬어.” (31쪽)


“아버지가 화내서 남자친구 못 데려왔어. 아버지가 화를 내니까 나도 발끈해 버려서, 지금 부모님이랑 싸우는 중이야. 나 어떡하지?” “‘남자친구가 왠지 아빠랑 닮은 거 같아!’라고 하면 다 해결될 게다.” (38쪽)


“지온 누나, 이제 다 나았어?” (135쪽)


“할아버지 대신 내가 제대로 모두에게 버팀목이 되어 드려야 하는 건데, 오히려 폐만 끼치고.” “그럼 지온 누나에겐 누가 버팀목이 되어 줘?” (146쪽)


“내가 지온 누나의 버팀목이 되고 싶어.” (147쪽)


#猫のお寺の知恩さん #オジロマコト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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