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7. 우리 곁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온누리 즈음 빼고는 거의 잊혀지다시피 한 우리말 ‘누리’인데 ‘한누리·새누리·별누리·꽃누리·숲누리’처럼 쓰면 새롭습니다. ㅏ하고 ㅜ가 다를 뿐인 ‘나라·누리’이기에 ‘책나라’라 할 적하고 ‘책누리’라 할 적에는 꽤 다르구나 싶습니다. ‘나라지기’라 하면 힘이나 이름을 앞세우는 결이 드러난다면, ‘누리지기’라 하면 꼭 그렇지는 않아요.


  마을에 깃들어 사뿐히 찾아가는 마을책집은 마을책집대로 아름답습니다. 시골이나 멧골이나 섬에서는 마을책집을 누리지 못하기에 누리책집을 누립니다. 다만 누리책집으로는 늘 아쉽기에 부러 짬을 내어 여러 고장 마을책집을 누리려고 찾아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은 어떤 나라이거나 누리일까요? 누리수다(인터넷강의·zoom강의)를 하는 길을 처음 열었습니다. 걱정할 일이 없이 잘 됩니다. 아마 저를 빼고 웬만한 거의 모두 누리수다·누리배움을 해왔을 테지요. 시골에서 조용히 말꽃을 지으면서 이따금 누리수다를 펼 수 있다면, 그때그때 길어올리거나 일군 말씨앗을 이웃님하고 한결 수월히 나눌 만하겠지요.


  어제오늘은 서울 푸른배움터 길잡이인 이웃님하고 몇 마디를 섞다가 ‘돈·똥·돌’이 모두 같은 말밑인 줄 알아차렸습니다. 바탕은 ‘돌다’요, ‘돌다’는 ‘동글다·동그라미’로 잇습니다. 우리 몸을 돌고서 동글동글 나오는 똥이에요. 돌돌 구르면서 모가 사라지고 동그랗게 바뀌는 돌인데,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결을 품기에 ‘돌’입니다. 동무가 왜 동무인가 하면 ‘동그랗게’ 어울리는 사이요, 동글동글(둥글둥글)한 마음, 그러니까 모가 나지 않으며 서로 돌볼(아낄) 줄 아는 사이란 뜻입니다. 여기에서 ‘돌보다’가 ‘돌다’하고 말밑이 같은 줄 알아챌 만해요.


  한자말 ‘친구’가 나쁘지 않습니다만, 우리말 ‘동무’를 혀에 얹으면서 여러 우리말이 얽힌 실타래를 새롭게 바라보고 쉽게 엿볼 만해요. 이런 줄거리를 《쉬운 말이 평화》란 책에 담았고, 올해에 새로 선보일 《곁책》에도 담습니다. 책을 펴내 주시는 곳에서 보낸 첫벌꾸러미를 슥 훑으면서 틀린글씨를 벌써 넷 보았습니다. 슥 훑으면서 넷을 보았으니 저녁에 찬찬히 되읽으면 얼마나 더 나오려나요.


  곁에 있는 사이가 된다면, 곁에서 아끼는 동무가 된다면, 우리 마음에는 즐거이 노래가 싹트리라 생각해요. 《곁책》이란 책이 태어나면, 이 책에서 다루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곁책’을 한자리에 모아서 보여주고 책손한테 알리는 마을책집이 있겠지요? 봄이 깊으면서 슬슬 땀이 돋으려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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