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4.21. 최고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느새 몇 해 앞서 처음 손을 댄 일이 되고 만 “손질말 꾸러미(순화어 사전)”가 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마무리를 지으려나 하면서 날마다 꾸준히 보태고 손질하고 여미다가 ‘최고(最高)·최고(最古)’라는 두 가지 한자말을 놓고서 이모저모 가다듬다가 그만 큰일이 벌어졌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풀그림은 1998년에 나온 ‘새롬 데이타맨 프로’이고 여태 아무 말썽 없이 잘 굴러갔는데, 그만 ‘매크로 오류’로 몇 해치 일감에 벌레(버그)가 엄청나게 들어앉았습니다.


  엄청나게 들어앉은 벌레를 하나씩 솎자면 여섯∼여덟 달은 걸리지 싶습니다. 벌레처럼 들러붙은 ‘매크로 오류’를 날마다 조금씩 덜어내면서 “내가 생각해도 이 끔찍한 일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너도 대단하구나” 하고 혼잣말을 합니다. 그나마 ‘ㄱ’부터 ‘이’까지는 벌레가 안 붙었고, ‘익’부터 ‘힝’까지 붙었으니 천천히 나아가야겠지요.


  낱말책을 이루는 밑글(기본 파일)은 대단히 큽니다. 그래서 저는 hwp로 나오는 글자락이 아닌 txt로 나오는 글자락을 써요. 제가 쓰는 밑글을 hwp로 담으면 셈틀이 터질 만큼 부피가 큽니다. 그나마 오직 글·무늬(기호)만 담는 txt로 담으니 셈틀이 버티어 주지요. 가만 보면 제가 쓰는 셈틀은 txt 글이 부피를 적게 잡아먹어도 엄청나게 많아서 후덜덜하더군요. 셈틀을 바꿀 때가 한참 지나기는 했습니다. 낱말책을 쓰는 사람이 다룰 셈틀은 프로게이머가 다루는 셈틀이어야겠다고 느껴요.


  이러구러 ‘최’씨가 ‘최’씨를 했다고 생각하면서 벌레먹은 ‘최고(最高)·최고(最古)’를 솎아내면서 마음다스리기(명상)를 합니다.


  벌레를 잡으면서 짜증을 낼 수 없잖아요? 고요히 바라보면서 낱말 하나하나를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벌레여, 곧 제비랑 참새랑 박새랑 동박새랑 뭇새가 너희를 모두 쪼아서 먹으리라.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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