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 푸른책



  열네 살로 접어들고서 열여덟에 이르도록 둘레 어른이 ‘청소년’이라는 이름을 쓸 적마다 꽤 거북했습니다. 웬만한 어른은 ‘우리’를 ‘사람’으로 안 보았습니다. 가르치거나 길들이거나 다그칠 ‘작은것’으로 여겼습니다. 때로는 작은것조차 아니었어요. ‘청소년 보호’란 말을 으레 읊는 어른이지만 정작 ‘아름나라·사랑나라·꿈나라’보다는 ‘종이나라(졸업장나라)·돈나라(자본주의)·힘나라(권력)’에 치우치면서 그들 자리를 지킬 뿐입니다. 허울로는 나이가 많되 참사람도 참어른도 아닌 그들을 지켜보면서 늘 스스로 “오늘을 사랑하렴. 나를 돌보렴.” 하고 속삭입니다. 이 말을 또래한테 들려주고 뒷내기한테 들려주다가 이제는 오늘날 둘레 어린이·푸름이한테 들려줍니다. 푸름이 이웃이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 길이 뭐예요?” 하고 물으면 으레 “푸름이 여러분을 사랑하고 오늘을 즐겁게 열고서 지으면 돼요. 이뿐이랍니다. 맞춤길이나 띄어쓰기가 아닌, 여러분 마음에 씨앗으로 심을 생각을 즐겁게 사랑으로 가꾸면, 어느새 여러분 입이랑 손에서 흘러넘치는 말은 꽃으로 피어요.” 하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청소년책’을 안 읽습니다. 저는 ‘푸른책’만 읽습니다. 삶을 푸르게 숲으로 사랑하는 줄거리이기에 푸른책입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