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4.8. 일상적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그제부터 실랑이를 하던 ‘예정·기질·격투’란 한자말을 놓고서 하나씩 실마리를 풀다가 오늘 아침에 이르러 ‘반출·엄하다·문화공간’을 지나 ‘인권침해·석불’에다가 ‘일상적’이란 일본 말씨까지 닿습니다. 하나를 풀자니 더 풀 낱말이 줄줄이 찾아들어요. 이럭저럭 마무리를 보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쉬운 말이 평화》는 겉그림을 마무리지었습니다. 펴냄터(출판사)에서 마지막 꾸러미를 보내 주셨고, 참말 마지막으로 다시 읽었습니다. 곧 새책으로 태어나겠지요. 아이들은 오늘도 무럭무럭 크고, 어버이는 오늘도 씩씩하게 살림을 짓습니다. 서로 오가는 말을 새로 읽고, 아침에 피어나는 햇볕을 온몸으로 받습니다.


  저녁에는 아이들하고 〈천국의 아이들〉을 다시 보았습니다. 두 아이 모두 예전에 본 줄 까맣게 잊었더군요. 본 지 좀 오래되었나 싶습니다. 일하는 사람들 손빛, 가난한 골목마을, 가멸찬 잿빛집에 마당이 넓은 집, 자전거가 망가져서 고꾸라지기, 꿋꿋하게 다시 일자리를 찾는 아버지, 장님인 아버지를 사랑하는 동무, 신 하나를 둘러싼 오누이가 날마다 하던 달리기, 이 여러 가지를 곱게 여민 이야기이지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 곁에도 잔뜩 있는데, 막상 이처럼 수수한 살림꽃을 글이나 그림이나 영화나 책으로 새삼스레 투박하게 담아내는 일은 드물구나 싶어요. 사랑타령이 나쁘지는 않겠습니다만, 사랑타령보다는 삶노래를 글이며 그림이며 영화이며 책에 담을 적에 한결 빛나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쓰는 말도 이와 같다고 여겨요. 남들이 아직 모르는 멋진 낱말을 굳이 캐내어서 쓰기보다는, 여느 삶자리에서 언제나 수수하게 주고받는 말씨부터 새롭게 바라보고 즐겁게 혀에 얹고 손에 쥔다면, 우리 눈빛이며 말빛이 아름다이 흐드러지리라 봅니다. 굳이 ‘일상·일상적·일상화·일상생활·일상다반사’를 말해야 하지 않아요. ‘삶’ 하나와 ‘살다’ 둘에다가 ‘살림’ 셋을 놓으면 돼요. ‘늘’ 하나에 ‘언제나’ 둘에 ‘한결같이’ 셋을 둘 만합니다. ‘으레’ 하나에 ‘툭하면’ 둘에 ‘자꾸·자주’ 셋을 두어도 어울려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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