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507
《인천 화교 이야기》
김보섭 사진
인천광역시중구한중문화관
2017.6.8.
인천역 둘레에서 살아가는 동무 가운데 누가 화교인가를 딱히 생각하거나 가리지 않았습니다. ‘화교’란 이름인 집안에서 태어난 동무가 꽤 있을 텐데, 그냥 같이 놀고 그저 같이 수다를 떨고 그대로 동무 사이입니다. 만석동·화수동을 놓고서, 또 차이나타운·청관 같은 이름을 붙이면서 마을을 가르려 하던데, 마을사람은 그냥 마을에 살고 골목사람은 그저 골목에서 어울립니다. 어린이 눈높이에서는 송현동·선린동·전동·내동·용동·관동·신흥동·신생동을 따질 일이 없습니다. ‘동무네’입니다. 《인천 화교 이야기》처럼 ‘인천에서 다르게 살아가는 이웃’을 글이나 사진으로 담으려는 책이 곧잘 나옵니다만, 어쩐지 ‘예술·역사·기록’으로만 바라보는구나 싶습니다. 이름을 가르지 말고 이웃이자 동무로 바라보면 안 될까요? ‘그들과 우리’가 아닌 ‘너랑 나랑 우리’입니다. 같이 인천역부터 동인천역까지 걷고, 거꾸로 동인천역에서 인천역까지 걷습니다. 만석동부터 신흥동까지 걷고, 거꾸로 신흥동부터 만석동까지 걷습니다. ‘우리’는 어릴 적에 아침 낮 저녁으로 내내 걸어다니면서 끝없이 수다를 떨었어요. “우리 집에서 밥 먹고 가라.” “해도 넘어갔는데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 저녁마다 이런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ㅅㄴㄹ
예술도 역사도 기록도 아닌
그냥 이웃이자 동무인 삶으로 보면
글이나 사진은 아주 다르다.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