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멜 심해수족관 4
스기시타 키요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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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3.21.

아름답게 피어나는 바다



《마그멜 심해수족관 4》

 스기시타 키요미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1.2.28.



  《마그멜 심해수족관 4》(스기시타 키요미/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은 바다밑을 둘러싼 이야기를 조금 더 깊고 넓게 다룹니다. 깊지 않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이웃하고 깊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이웃은 겉모습도 몸짓도 다르기 마련입니다. 즐기거나 반기는 살림에 따라 말씨랑 생각이랑 마음이 달라요.


  들판을 가득 덮는 들풀은 저마다 다릅니다. 갈래가 달라 다르기도 하고, 갈래가 같아도 다 다르지요. 똑같은 토끼풀이란 없고, 똑같은 쑥이란 없어요. 똑같은 사람이 없고, 똑같은 하루가 없어요.


  얼핏 ‘한 갈래’로 묶습니다만, ‘같은 갈래’라기보다 ‘저마다 사뭇 다른데 겉으로 보기에 비슷하게 생겼다’고 여겨 묶을 뿐이지 싶어요. 생각해 봐요. 겉모습이 같기에 ‘같은 갈래’로 묶는 길이 얼마나 알맞을까요? 이른바 일본사람이나 미국사람이라 해도 일본이나 미국을 다르게 보기 마련입니다. 한겨레 사이에서도 이 나라를 다르게 봅니다. 나라로 묶어 하나요, 고장이나 마을로 묶어 하나라 하더라도, 우리는 모두 달라요. 모두 다르기에 ‘사랑이라는 숨결로는 같’고 ‘사람이라는 숨빛으로는 같’지요.


  푸른별 바깥에 있는 별하고 이 푸른별은 얼마나 다르면서 같을까요? 푸른별 바깥에 있는 별한테 다가서는 길하고, 바다 깊이 찾아가는 길하고, 어느 쪽이 멀거나 가까울까요? 아니, 멀거나 가깝다고 가르기 앞서 마음으로 찾아가서 헤아리고 품고 아낄 자리이지는 않나요.


  모두 다른 마음이자 생각이요 목숨입니다만, 생각이며 눈길이며 몸짓도 다르기 마련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생기고, 다 똑같은 몸매이고, 다 똑같은 목소리이고, 다 똑같은 키이고, 다 똑같이 말을 하고 글을 쓴다면 어떨까요? 끔찍하지 않나요? 우리는 다 다르기에 서로 아끼고 돌보는 숨결로 늘 새롭게 피어나는 사람이자 삶이자 사랑이지 않을까요? 《마그멜 심해수족관》에서 들려주는 다 다르기에 아름답게 피어나는 바다 이야기를 눈여겨본다면, 뭍에서 다 다르게 얼크러지는 사람살이에 숲살이도 새삼스레 포근하고 푸르게 마주할 만하지 싶습니다.


ㅅㄴㄹ


“상어 알은 왜 이런 모양일까요? 다 달라서 재미있어요.” (18쪽)


“심해에는 ‘이상한 생물들’이 아주 많다. 그렇지만 이상하다는 것은 ‘다른 생물에게는 없는 특별한 면이 있다’는 말이기도 해.” (26쪽)


“심해 생물은 다들 별종이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면 사육을 하기 힘들어. 너의 상식이 아니라, 눈앞에 있는 생물을 잘 보고 확인해 줬으면 해.” (59쪽)


“거리만 따지면 그다지 멀지 않지만, 우주보다도 가기 힘들다고 할 만큼 모르는 것투성이라 흥미가 가는 걸까? 이것 봐. 심해에는 이런 생물도 있어.” (80쪽)


‘알고 있니? 심해에도 별이 아주 많다는 걸.’ (93쪽)


“마히로를 스스로 발견한 거예요. 시간을 잊을 만큼 열중할 수 있는 대상을요.” (169쪽)


“마히로는 분명히 혼자서라도 마그멜에 올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그러지 않은 이유는, 마히로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아버지와 함게 지내는 시간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170∼171쪽)


“어른이 되면 외모도 마음도 조금씩 변해 가지만, 이곳(가슴)에 있는 다정한 마음만큼은 변함없이 소중히 간직하기다?” (188∼189쪽)


#マグメル深海水族館 #椙下聖海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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