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23.


《꽃을 먹는 늑대야》

 이준규 글·유승희 그림, 비룡소, 2015.5.26.



우리가 쓰는 몸이란 이곳에서 삶을 지어 이야기를 지피는 터전이지 싶다. 밤에 깃드는 꿈이란 이곳에서 삶을 짓는 몸을 쉬도록 해서 기운이 새롭게 솟도록 이끄는 길이지 싶다. 몸으로 살아내어 하나둘 받아들이고 생각을 북돋운다. 꿈을 그리면서 몸이 날마다 허물벗기를 하도록 이끈다. 삶하고 꿈은 동떨어진 빛이 아닌 ‘다르면서 하나인 숨’인 줄 새록새록 느끼도록 몸에 마음이 깃들고, 마음이 몸에 머무르지 싶다. 《꽃을 먹는 늑대야》란 그림책을 이웃님이 알려주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만 한 그림책을 엮은 적이 있구나. 쳇바퀴 서울살이란 눈이 아니라, 이웃을 꾸밈없이 마주하려는 눈이라면 늑대랑 여우랑 곰이랑 범이랑 고래랑 코끼리가 이 별에서 우리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새삼스레 맞아들이리라 본다. 갇힌 곳에서는 갇힌 눈길이 된다. 열어젖힌 곳에서는 트인 눈길이 되고. ‘배운 대로 본다 = 사는 대로 본다’인데, 살면서 몸에 새긴 이야기대로 둘레를 보기 마련이다. 열두 해를 틀배움(제도권 교육)에서 보낸 눈길이 홀가분하거나 트일 수 있을까? 어린씨이자 푸른씨로 가장 빛날 열두 해를 다들 어떻게 보내는가? 여덟 살부터 스무 살 사이에 “꽃내음을 먹는 숨빛”을 보거나 만나거나 느낀다면 참사랑을 배우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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