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2.22.


《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글, Denstory, 2016.8.1.



온해(100년)를 살아낸 자국을 더듬는 《백년을 살아보니》를 읽었다.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온해살이가 그다지 슬기살이는 아니라고 느낀다. 가만 보니 온해살이란 나날을 사내인 몸으로 보냈는지 가시내인 몸으로 지냈는지에 따라 사뭇 갈리겠구나 싶다. 이제는 옷밥집을 스스로 건사하는 사내가 조금 늘지만 아직 한참 모자라다. 더구나 할아버지 가운데 옷밥집을 살뜰히 건사하면서 아이를 사랑으로 돌볼 줄 아는 분은 얼마나 될까? 나는 두 아이를 건사하며 나날이 똥오줌기저귀 빨래로 흥얼흥얼 노래했다. 드디어 두 아이가 똥오줌기저귀를 뗀다 싶으니 다른 빨랫감이 잔뜩 생기고, 아이들이 저희 신을 손수 빨래할 줄 아는가 싶더니 새삼스레 핏기저귀 빨래가 찾아온다. 바깥일에서 찾는 온해살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집안일에서, 집살림에서, 보금자리를 숲으로 가꾸는 온해살이라는 이야기가 없다면 어쩐지 겉도는구나. 사내이든 가시내이든 옷밥집을 손수 사랑으로 건사하는 살림빛이라면 온해가 아닌 쉰이나 서른 해를 살아도 아름답겠지. 오직 사랑이어야 아기를 낳아 돌본다. 살림을 짓고 자장노래를 부르고 소꿉놀이를 같이하고 들길을 호젓이 걸으며 들꽃을 쓰다듬는 봄맞이를 글로 담는 이웃이 늘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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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날에윤슬 2021-02-26 15:40   좋아요 0 | URL
숲노래님, ‘보금자리를 숲으로 가꾸는‘에서 ‘숲‘은 무슨 뜻인가요?

숲노래 2021-02-26 16:38   좋아요 0 | URL
말 그대로예요.
보금자리(집)가 ‘먹고 자고 쉬는 곳‘으로 그치지 않고
풀꽃나무가 싱그러이 자라고 풀벌레 새 개구리가 노래하고
다시 새롭게 푸른 숨결이 피어나는 그곳인
‘숲‘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숲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