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2.7. 일을 안 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대학교를 마치지 않았으면 대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려니 여깁니다. 자격증이나 졸업장이 없으면 이런 곳 저런 데에서 가르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갑다 합니다. 예술활동 자격을 따로 받아야 글을 쓰거나 책을 내는 사람으로 친다고 합니다. 조용히 입을 다뭅니다. 대학교나 연구소나 공공기관이나 단체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면, 제가 비록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여럿 써내었더라도 ‘말꽃을 짓거나 엮는 이(사전편찬자)’로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대학교나 연구소나 공공기관이나 단체에 이름을 올리지 않기에, 열매(결과물)가 있더라도 앞으로 새로 우리말꽃을 쓰도록 도울 수 없다고 합니다. 알겠다고 대꾸하고서 돌아섭니다.


  나라에서 본다면 저는 ‘일을 안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제가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보여줄(증명)’ 길이 없다더군요. 그런 눈이니까 집에서 아이를 낳아 돌보고 가르치고 사랑하는 숱한 어버이나 살림꾼도 ‘일을 안 하는’ 사람으로 치는 나라흐름일 테지요.


  그들은 ‘가사노동’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만, 막상 ‘가사노동’을 하는 어버이나 살림꾼을 ‘일꾼·일하는 사람’으로 제대로 받아들인 적이 있을까요? 땅을 부치더라도 농협에 내놓아 팔지 않으면 ‘일을 안 한’ 셈이라지요. 스스로 삶을 짓는 사람, 이른바 ‘자급자족’도 ‘일을 안 한’ 셈이라지요.


  이러구러 저는 이 나라에서는 ‘일을 안 하는’ 사람 무리에 들어갑니다. 저도 딱히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밝힐 종이쪽(증명서)을 꾸미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이 제 일감을 굽어살피든 말든, 저는 언제나 아이들하고 오늘 이곳에서 즐거이 노래하는 살림짓기랑 말꽃짓기랑 삶짓기를 하면서 글 한 자락을 씁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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