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페달 1
와타나베 와타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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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천천히 바람을 마시면서 간다



《겁쟁이 페달 1》

 와타나베 와타루

 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0.5.15.



  《겁쟁이 페달 1》(와타나베 와타루/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0)를 읽으면서 달림이(자전거)하고 삶하고 오늘하고 어린이·푸름이를 생각해 봅니다. 이웃나라 일본을 비롯해 적잖은 나라는 어린이가 스스로 걷거나 달림이를 타고서 배움터를 다니도록 이끕니다. 이웃나라에서도 아이를 씽씽이(자동차)에 태워 배움터를 다니도록 하는 어버이가 더러 있지만, 웬만하면 스스로 걷거나 달림이를 몰도록 해요.


  생각해 봐요. 아이가 집하고 배움터 사이를 스스로 걸을 적에는 무엇을 볼까요? 아이가 집하고 배움터 사이를 씽씽 지나칠 적에는 무엇을 볼까요? 걷지 않는 아이들은 ‘우리 집 곁에 있는 이웃집’을 볼 겨를이 없지 않을까요? 달림이조차 몰지 않는 아이들은 ‘마을을 이룬 숱한 사람’을 만날 틈이 없지 않을까요?


  스스로 걷거나 달림이를 몬다면, 무엇보다도 철이 흐르는 결을 온몸으로 맞아들입니다. 바람을 쐬고 땡볕을 느끼고 눈비를 맞으면서 다 다른 철이며 날씨를 온몸으로 배워요. 동무하고 수다를 떨거나 혼자 생각에 잠기면서 하루를 되새기고요.


  어릴 적부터 걷거나 달림이를 몰면서 어른이 된다면, 이 아이는 ‘걷는 사람’하고 ‘달림이를 모는 사람’을 헤아리는 눈썰미가 됩니다. 스스로 온몸으로 치러낸 삶이 있으니까요. 이와 달리 어버이 씽씽이에 폭 안겨서 이웃도 마을도 날씨도 느끼지 않고서 어른이 된 아이라면, 이 아이가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될 적에 무엇을 생각하거나 펼 만할까요?


  하늘집(옥탑집)이나 땅밑집(지하주택)을 모르는 나라지기는 이제 그만 구경해야지 싶어요. 버스삯이며 전철삯을 모르는 나라일꾼도 이제 그만 만나야지 싶습니다. 이뿐이 아니지요. 아기 똥기저귀를 갈 줄 모르는 벼슬아치나 글쟁이라면, 아이랑 소꿉놀이를 할 줄 모르는 벼슬꾼이며 글꾼이라면, 이제 사라져야지 싶어요.


  두 손으로 하루를 짓는 씩씩하고 즐거운 사람으로 서도록 가르치고 이끌 어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꽃책 《겁쟁이 페달》은 아주 잘 짠 줄거리는 아니지 싶으나, 두렴쟁이에 말주변까지 없는, 딱히 잘하는 일이 없다 싶은 아이가 두 다리로 발판을 구르면서 새롭게 마시는 바람맛을 비로소 깨달으면서 천천히 자라나는 길을 들려줍니다.


  빨리 자라야 하지 않아요. 더디 자라도 좋아요. 빨리 닿아야 하지 않아요. 느긋이 닿아도 즐거워요. ‘언제’ 가느냐가 아닌 ‘어떻게’ 가느냐를 살필 노릇입니다. ‘누구’랑 가고, ‘무엇을 하면’서 가느냐도 살필 노릇이에요.


  곁에 아이가 있다면 서로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요. 아이가 달리고 싶어 하면 이제 손을 놓고 함께 달려요. 이마에 땀방울이 한 줄기 흐를 때까지 땅을 박차요. 그리고 활개를 치면서 활짝 웃고 노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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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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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설마 이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애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해서.” “흥. 타카하시, 잘못 본 거 아니야? 달리는 게 아니라 밀고 가는 거겠지. 10단 기어의 로드레이서라면 몰라도. 방금 거 그냥 아줌마 자전거였어.” (19쪽)


“괘, 괜찮아요. 자전거가 있으니까.” (30쪽)


‘나는 약골로도 만족해. 패기가 없으면 나쁜 거야? 나는 원래부터 목소리가 작아. 운동 못하는 사람은 우습게 보고. 큰 목소리로 위압하고 힘으로 찍어누르고. 언제나 자기가 올바르다고 착각하고 있어!’ (87쪽)


‘굉장하다. 자전거는 의외로 알수록 깊은 맛이 있는지도! 가자. 따라잡자.’ (159쪽)


“밟으면 밟을수록 나아간다는 건 즐겁네. 이마이즈미!” (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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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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