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6.


《서울 아가씨 화이팅》

 노니 글·짓키 그림, 킷키노니, 2020.8.7.



등허리앓이 엿새째. 아침에 설거지를 하다가 물그릇 손잡이를 깬다. 낮에는 천바구니를 떨어뜨려 병을 깬다. 허리가 몸을 단단히 받치지 못하니 자꾸 놓치거나 미끄러진다. 아이들이 아버지를 나무란다. “몸이 힘들 때에는 하지 마셔요.” 그래, 너희 말이 옳다. 이럴 적에 너희가 집살림을 맡아 주면 좋겠구나. 오늘은 두 어린이하고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다녀왔다. 해마다 이맘때에 ‘취약 유예 신청서’를 새로 쓴다. 이 글자락을 쓸 적마다 생각하지. 나라(교육부)에서는 이런 글자락을 쓰도록 하면서 ‘학교밖 어린이·푸름이’를 ‘관리’한다는 이름으로 ‘감시’를 하는데, 두 어린이 몫으로 써야 할 배움삯을 제대로 쓰는 일이 없다. ‘학교밖 어린이가 누릴 배움삯을 주지 않겠’다면 ‘감시하는 관리 명부도 없애’야 맞지 않을까. 《서울 아가씨 화이팅》을 읽는다. 서울에서 경북 상주라는 고장으로 일거리를 찾아 한 해를 살아낸 이야기를 다루는데, 글님은 자꾸 ‘상주로 내려가다’랑 ‘서울로 올라가다’란 말을 쓴다. 그저 버릇이지. 서울내기라면 누구나, 또 크고작은 고장마다 ‘위아래’를 가르는 몸짓이나 말씨가 뿌리내려 스스로 어떤 삶인가를 미처 알아보지 못하는 그늘이기도 할 테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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