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10.


《우리는 여기에 있어》

 M.H.클라크 글·이자벨 아르스노 그림/윤정숙 옮김, 봄의정원, 2017.8.25.



버선(양말)을 꾸준히 새로 뜨는 곁님. 우리 몸에 맞는 옷가지란 언제나 우리 손으로 뜨거나 지을 적에 가장 좋다. 손수 하면 품이 많이 들고 오래 걸린다고들 하는데, 품을 들인 옷이기에 오래 입는다. 손을 오래 쓴 옷이라서 두고두고 입다가 물려준다. 밖에서 일을 하여 번 돈으로 옷을 사는 데에 들어가는 ‘품·날·돈’하고, 집에서 손수 가꾸고 지어서 마련하는 옷을 누리는 길하고 맞대면 좋겠다. 쉽다. 아주 쉽다. 무엇이든 집에서 손수 할 적에 가장 쉽고 빠르며 즐겁고 좋은데다가, 저절로 ‘배움·가르침’이다. 왜 ‘살림’이겠는가? ‘집안일’이 아니다. ‘살림’이다. ‘일’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라, 예부터 ‘삶·사랑·살림·숲·슬기·새로움·사람’ 같은 이 모든 말은 하나로 흘렀다. ‘살림’이란 낱말을 혀에 얹을 뿐 아니라, 스스로 이렇게 살림꾼이 될 적에는 참으로 스스로 삶을 짓는 사람으로 즐거이 선다. 《우리는 여기에 있어》를 몇 해 앞서 장만하고는 깜빡 잊은 채 지내다가 비로소 되읽었다.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가 있는 여기에는 누구랑 무엇이 함께 있을까? 우리는 어느 길을 가는가? 우리는 사랑을 바라보는 걸음인가, 아니면 사랑도 사람도 살림도 삶도 숲도 등진 쳇바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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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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