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22.


《열다섯 마리 개》

 앙드레 알렉시스 글/김경연 옮김, 삐삐북스, 2020.9.1.



기운을 되찾자면 안 먹거나 안 마시면 된다. 맨발로 풀밭에 서서 해바라기를 하면 된다. 나무를 쓰다듬고 들풀을 노래하면 된다. 인천이란 고장에서 살 무렵에는 골목마실을 하며 만나는 골목꽃하고 골목나무가 기운을 북돋아 주었고, 시골에서 사는 오늘은 우리 보금자리를 둘러싼 풀꽃나무가 기운을 살려 준다. 너희가 더없이 아름답구나. 나도 너희처럼 푸르게 싱그럽게 즐겁게 노래하는 하루가 될게. 《열다섯 마리 개》를 앉아서 읽다가 누워서 읽다가 마을빨래터를 치우다가 읽는다. 열다섯 마리 개가 ‘사람하고 같은 마음’이 될 적에 어떤 일을 치르거나 마주하면서 살아가는가를 다룬다. 거꾸로 헤아려 본다. 사람은 개나 고양이하고 같은 마음이 되면 어떤 삶이 될까? 사람은 풀꽃나무나 새나 바다벗 같은 마음이 되면 어떤 살림이 될까? 아무래도 오늘날 사람들은 끔찍하도록 한켠으로 치달을 뿐 아니라, 큰고장에서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나는 모습으로 얽힌다. 열다섯 마리 개는 모두 큰고장에 머물면서 ‘사람 같은 마음’이기에 꽤나 버겁네 싶다. 이 개들이 큰고장을 떠나 시골이나 숲에 깃들어 시골개나 숲개가 되었다면 줄거리는 꽤 달랐으리라 본다. ‘서울사람 마음’이 나쁘다기보다 ‘숲사람 마음’을 개도 만날 수 있었다면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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