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솜골
오늘날 ‘익산’이라 이르는 고장은 예전에 ‘이리’란 이름이었다지요. 이 이름을 쓰기 앞서는 ‘솜리’란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리(里)’는 ‘마을’을 가리키는 한자예요. 이 한자를 쓴 지는 얼마 안 됩니다. 그러니까 예전에 ‘솜리’란 이름을 쓰던 그 고장이나 고을이나 마을은 ‘솜골’이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겨울날 쓰는 ‘솜’이 있어요. 솜옷을 짓고 솜이불을 펴지요. 솜은 ‘솜꽃’한테서 얻습니다. 풀이름이 ‘솜’이요, 이 이름 그대로 우리 옷살림에서 아늑하고 포근하며 부드러우면서 조용히 돌보는 결을 담은 말입니다. 자, 이 ‘솜’은 겉에 두지 않습니다. ‘속’에 두지요. ‘속’에 두는 ‘ㅁ(집)’이 ‘솜’이에요. 솜골이라는 고을이나 마을은 크게 드러나거나 바깥에 널리 알려진 데가 아니었대요. 바로 조용조용 아늑아늑 포근포근 지내던 터전이었다지요. 속에 있기에 작거나 보잘것없지 않습니다. 그저 속에 있으면서 고요하고 좋지요. 이러한 이름 얼개를 헤아려 본다면, 전북 익산에서만 쓸 ‘솜골(솜리)’이 아닌, 나라 곳곳 오랜 터전을 ‘솜골·속골’이라 할 만해요. 또는 ‘골목마을’이나 ‘오래마을’ 같은 이름도 좋아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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