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졸따구


시냇물이 ‘졸졸’ 흐른다고 합니다. 빗물이 ‘줄줄’ 샌다고 해요. ‘졸·줄’은 말밑이 같습니다. ‘졸졸’이나 ‘줄줄’은 이리저리 휘는 모습이 아니에요. 곧게 흐르는 모습입니다. 곧게 흐르는 모습은 ‘줄기’라는 낱말에서 비롯하지요. ‘빗줄기·등줄기·멧줄기’처럼 쓰기도 하는데, 먼저 ‘풀줄기·나무줄기’입니다. 이러한 결은 “줄을 맞추다”에서 ‘줄’로 나아가고, 글을 쓰다가 ‘밑줄’을 긋는 데로도 잇습니다. 그런데 물이 흐르는 모습마냥 “졸졸 따라가기”도 합니다. “줄줄이 잇는” 일도 있어요. ‘졸졸·줄줄’은 곧은 모습이나 몸짓을 나타내는데, 반듯한 결을 나타낼 적에도 쓰지만,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아무렇게나 뒤를 좇을 적에도 씁니다. 이렇게 스스로 생각을 안 짓고 남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이가 보잘것없다고 여겨, 한자로 ‘졸(卒)·졸렬’을 쓰기도 합니다만, ‘졸따구’나 ‘졸때기’는 한자하고는 동떨어진 말밑입니다. 어쩌면 한자나 우리말이나 먼먼 말밑소리는 같을는지 몰라요. 무엇보다 한자란 글이 없던 때에도 ‘좀스럽게’ 구는 사람이 있었을 테고, 이들은 ‘졸졸쟁이’였겠지요. ㅅㄴㄹ


졸때기(졸따구) ← 졸(卒), 사소, 무가치, 가치 없다, 궁상맞다, 궁상스럽다, 소용없다, 사용가치 없다, 무용(無用), 무용지물, 무능, 불필요, 별무소용, 천학비재, 빈약, 박하다, 저질, 일개, 저차원, 저차원적, 조족지혈, 하수(下手), 하급, 저급, 난삽, 신통찮다, 흥미없다, 장황, 무료(無聊), 옹졸, 인색, 인색한(吝嗇漢), 식상(食傷), 비굴, 비겁, 용렬, 졸렬, 옹색, 옹졸, 지엽, 지엽말단, 말단, 말석, 남루, 왜소, 천직(賤職), 영세(零細), 적적, 진부, 형편없다, 권태, 식상(食傷), 단조(單調), 단선적, 상투, 상투성, 상투적, 루즈(loose), 지리멸렬, 관습, 관습적, 봉건, 봉건적, 봉건주의, 무미(無味), 무미건조, 건조(乾燥), 염증, 질식, 질색, 진력, 구태의연, 수동, 수동적, 객체, 무조건, 무조건적, 막무가내, 무작정, 무책임, 조건 없이, 공중대고, 분수 없다, 분별없이, 무분별, 일방(一方), 일방주의, 일방적, 무모, 단순, 단순무식, 단세포, 정처 없이, 순순, 맹목, 맹목적, 맹(盲), 맹종, 비이성적, 광신, 광신적, 광적, 저속(低俗), 열등분자, 열등, 열등감, 미숙, 미숙자, 미성숙, 미개(未開), 둔하다, 둔감, 천하다, 미천, 미련하다(未練-), 속되다, 하층, 등신, 반편이(半偏-), 부족, 부실, 불충분, 불충실, 불완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우리말 동시 사전》,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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