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 민음의 시 274
윤종욱 지음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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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52


《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

 윤종욱

 민음사

 2020.8.28.



  아침에 이웃 할아버지가 우리 뒤꼍으로 건너오시면서 밤을 한 꾸러미 건넵니다. 이웃 할아버지는 우리 집 아이들이 초·중·고등학교에 대학교까지 안 다니면 앞으로 뭘로 먹고사느냐고 걱정합니다. 우리는 ‘배움끈’으로 아이들 밥벌이를 찾을 생각이 없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살림노래’로 즐겁게 살림꽃을 지피면 넉넉하리라 여깁니다. 대학교를 다녀서 얻는 일자리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안 아름답다는 소리가 아니라, ‘대학 흐름에 맞춘 일자리’일 뿐이기에, 숲길하고는 등지는구나 싶어요. 대학교를 다니며 배우는 글쓰기나 시쓰기는 얼마나 사랑스러울까요? 안 사랑스럽다는 뜻이 아니라, ‘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글쓰기’는 숲말하고는 동떨어지는구나 싶어요. 《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를 읽으며 ‘대학교 문예창작학과’는 시쓰기를 이렇게 들려주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이렇게 쓰기에 ‘시’로 여기고, 이런 시여야 ‘시집’으로 묶네 싶어요. 해를 먹으며 자라는 풀을, 비를 마시며 크는 꽃을, 바람을 머금으로 튼튼한 나무를, 대학교는 조금도 못 가르치네 싶습니다. 말만 만지작거리면 말장난에 그치기 쉽습니다.



너는 아마 개인적인 언어일 것이다 / 말도 안 되는 너는 / 말줄임표를 중얼거리는 / 너는…… (콘텍스트/19쪽)


우리는 상투적인 호칭이 되자 / 슬픔을 환기하기 위해 / 얼굴을 열어 놓은 우리는 / 정면이 없이 / 측면과 빗면에 둘러싸여 있는 / 우리는 (단계적으로/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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